[경제일보]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 등 주요 공공택지의 착공 시기를 최대 2년 앞당기고 장기간 활용되지 않은 상업용지와 학교용지를 주택용으로 돌린다. 신규 택지 지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존 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도심 안에서 공급 가능한 땅을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16일 국토교통부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주택 공급 확대와 ‘5극 3특’ 중심의 국토공간 재편 방안을 보고했다.
먼저 주택 공급은 새 부지를 추가로 확보하기보다 이미 발표된 사업의 지연 요인을 걷어내는 데 무게가 실렸다. 택지 조성 절차를 줄여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주요 지구의 착공 시기를 계획보다 1~2년 앞당기고 과천과 태릉 등 도심 공급사업도 속도를 높인다. 보상과 이주, 문화재 조사 등 착공 전 단계의 병목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정비사업은 이주 지원과 인허가 간소화를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통해 착공을 돕는다. 오랫동안 방치된 상업용지 등 비주택용지는 주거용으로 전환하고 이달 중 서울 도심복합사업 신규 후보지도 공개할 방침이다. 학교용지를 비롯해 도심 안에서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부지도 발굴하기로 했다.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모듈러 주택도 공급 수단으로 활용한다. 내년까지 맞춤형 건설 기준과 인센티브를 담은 특별법을 마련하고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물량을 지난해 1000가구에서 올해 3000가구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주거 안전망은 청년과 중산층이 선호하는 도심 입지에 장기 거주형 공공임대를 공급하는 방향으로 강화한다.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임차인의 보증금을 별도 기구가 관리하고 임대인에게 임대수익을 지급하는 안심신탁사업도 하반기 추진 대상에 포함됐다.
건설 안전 분야에서는 노후 기반시설 해체공사의 관리체계를 전면 점검한다.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를 계기로 안전진단부터 설계·시공까지 해체공사 전 과정의 책임을 다시 나누고 주요 공정 영상 촬영과 모니터링 의무도 강화한다.
지역 정책은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과 교통망을 지방 거점으로 분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연계해 산업·주거·연구·교육 기능을 갖춘 기업형 첨단도시를 조성하고 산업단지와 생활권을 30분 안에 잇는 교통망을 구축한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계획은 하반기 중 발표한다. 이후 기관별 이전계획을 마련해 실제 이전 절차로 넘기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도 지방권 투자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내놓는다.
교통 분야에서는 코레일과 SR의 통합을 오는 9월까지 마무리하고 노후 철도차량 교체와 신규 차량 발주를 병행한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다단계 임대 구조를 없애고 공공관리회사가 직접 운영하도록 바꿔 매출액의 평균 33%에 이르던 임대료를 8~9% 수준까지 낮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중교통비 지원 제도인 모두의카드의 활용 범위도 넓힌다. 9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그린카드, 11월 지방정부 무임교통카드와 각각 연계하고 환급 대상에 13~18세 청소년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인천공항 주차난을 줄이기 위해 실제 주차면수는 2033년까지 7000면 이상 늘린다. 이동로봇 상용화를 뒷받침하는 특별법과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 제정도 추진한다.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한시 제도가 아닌 상시 제도로 바꾸고 적용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번 업무보고는 주택 공급과 지역 균형발전을 별도 정책으로 다루지 않고 하나의 국토 재편 전략으로 묶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수도권에서는 이미 확보한 택지의 공급 속도를 높이고 지방에서는 기업과 공공기관, 교통망을 함께 배치해 새로운 수요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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