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왜 시밀러 아닌 ALT-B4인가"…빅파마가 알테오젠을 선택한 이유

안서희 기자 2026-07-20 14:55:24
키트루다SC, 동일 효소 대비 37.5% 높은 전달량 전환율 9% 돌파, 하반기 기술이전 기대감 확대
알테오젠 사옥.[사진=알테오젠]

[경제일보]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플랫폼 ‘ALT-B4’를 둘러싼 논쟁이 오히려 기술 경쟁력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일각에서 제기된 ‘대체 효소’ 논란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핵심 쟁점을 다시 짚는 분위기다. 결론은 단순하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왜 시밀러가 아닌 ALT-B4를 선택했느냐다. 논란의 출발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기존 히알루로니다제와 다른 자체 효소를 사용한다는 보도였다.

그러나 양사 확인 결과 해당 효소는 완전히 새로운 물질이 아니라 할로자임의 ‘엔한즈(Enhanze)’ 기반 시밀러로 파악됐다. 실제로 에피스가 출원한 PCT 특허(WO2026/142300, WO2026/142299) 역시 단백질 정제와 제조 공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효소 물질 자체를 새롭게 청구한 특허는 아니라는 뜻이다.

핵심은 기술의 출발점이 아니라 종착점이다. 같은 효소를 쓰는 순간 차별화는 제한된다. 특허 방어가 흔들릴 경우 제품 간 경쟁은 가격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ALT-B4는 물질특허를 기반으로 일정 기간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기술 자체가 곧 진입장벽이 되는 구조다.

투여 효율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엔한즈 기반 SC 제형인 다잘렉스SC와 허셉틴SC가 120mg/2000유닛 수준인 반면 ALT-B4를 적용한 키트루다SC는 165mg/2000유닛을 구현했다. 동일 효소 단위에서 약 37.5% 더 많은 항체를 전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단순한 수치 경쟁을 넘어 투약 편의성과 치료 효율로 직결되는 요소다. 환자와 의료진 입장에서 체감 가능한 차이다.

시장 시각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엔한즈 시밀러 등장 가능성이 오히려 알테오젠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타스, 산도즈 등 시밀러 개발 기업들의 임상 데이터가 공개되면 기술 격차가 더 명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일 계열 기술이 늘어날수록 차별화된 플랫폼의 가치가 부각되는 구조다.

단기 변수도 존재한다. 다음 달 4일 예정된 MSD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키트루다SC 매출이 공개되면 상업화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키트루다SC 전환율은 6월 기준 약 9%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 단계임에도 빠른 확산세다. 매출 확대에 따라 마일스톤 수령 가능성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추가 기술이전 계약이 가시화될 경우 ALT-B4의 가치 평가는 한 단계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