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다시 한 번 시간을 허락했다. 폐지 위기에 몰렸던 회생절차가 오는 9월 4일까지 연장되면서 벼랑 끝에 선 대형마트가 영업 정상화와 구조조정이라는 두 갈래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연장을 결정했다”며 “영업 정상화와 구조혁신 작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조건부 생존’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자금 수혈이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 규모의 DIP(긴급 운영자금) 대출이 집행되는 즉시 임시휴업 상태인 핵심 점포 67곳의 문을 다시 열 계획이다. 매출 기반 자체가 무너진 상황에서 점포 재가동은 생존을 위한 첫 단추다. 회사는 특히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 위주로 상품을 확보해 단기간 내 현금 흐름을 복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온라인 사업도 동시에 재가동된다. 우선 수도권 16개 점포를 중심으로 즉시 운영을 시작하고 배송업체와 협의를 거쳐 권역을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을 동시에 살려 ‘현금 창출 구조’를 복구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확보된 자금은 무엇보다 ‘신뢰 회복’에 쓰인다. 밀린 상품 대금과 임대료, 공공요금 등 필수 비용을 우선 지급하고 지연됐던 직원 급여와 소상공인 정산 대금도 순차적으로 풀어 협력사 이탈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유통업 특성상 납품망이 흔들리면 회생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상화의 이면에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 임시휴업 중인 부실 점포 37곳은 회생기간 내 폐점 수순을 밟는다.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과감히 정리해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인력 운영 역시 최소 수준으로 축소된다. 본사와 매장 모두 필수 인력만 남기고 상당수 직원은 당분간 휴직 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회생 연장은 ‘시간을 번 것’일 뿐, 해법 자체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종료 전까지 구조혁신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사와 대형마트, 온라인 사업에 대한 매각 작업에도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결국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야만 완전한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정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회생 가능성을 시험하는 마지막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점포 재가동과 현금 흐름 회복이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반등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지만 납품망 복구와 소비자 신뢰 회복에 실패할 경우 상황은 다시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 사업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단순한 자금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점포 효율화와 온라인 경쟁력 확보, 그리고 투자자 유치까지 동시에 이뤄져야 회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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