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두산퓨얼셀, 유럽에 SOFC '엔진' 공급…창사 이래 최대 수출

김태휘 인턴 2026-08-05 16:12:03
2027년 하반기까지 독일 리베리온에 순차 납품 영국 세레스파워와 공동개발…두산은 양산 기술 확보
계약 체결식이 끝나고 두산퓨얼셀 윤재동 전무(왼쪽)가 리베리온 스테판 헤르만 CEO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두산]

[경제일보] 두산퓨얼셀이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의 핵심 부품인 스택을 처음으로 해외에 대규모 공급한다. 국내에서 확보한 SOFC 양산 역량을 바탕으로 완제품을 넘어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스택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두산퓨얼셀은 독일 에너지 전문기업 리베리온(Reverion GmbH)과 약 1087억원 규모의 SOFC 스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공시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해외 수출 계약으로,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의 약 23.9%에 해당한다.

두산퓨얼셀은 스택을 2027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납품한다. 해당 스택을 탑재한 리베리온의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지역의 친환경 발전 시설에 공급될 예정이다.

리베리온은 가스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잉여 전력이 발생하면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가역형 발전설비 전문기업이다.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고순도로 포집할 수 있으며, 리베리온이 밝힌 시스템의 전기 변환 효율은 약 74%로 일반적인 SOFC 시스템의 전기 효율인 약 60%를 웃돈다.

SOFC는 산소와 수소의 전기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다. 연소 과정 없이 전기를 생산해 발전 효율이 높고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적다. 천연가스와 바이오가스 등 다양한 연료를 활용할 수 있어 분산형 발전과 데이터센터 전원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스택은 전기를 생산하는 단위 전지인 셀을 여러 장 쌓아 만든 SOFC의 핵심 부품이다. 스택의 출력과 내구성에 따라 연료전지 시스템의 발전 용량과 수명이 좌우되는 만큼 설계와 양산 기술이 사업 경쟁력을 결정한다.

리베리온이 두산퓨얼셀의 스택을 채택한 배경에는 약 620℃에서 작동하는 중저온형 SOFC 기술의 내구성과 운전 안정성이 작용했다. 기존 SOFC가 통상 800℃ 이상의 고온에서 구동되는 것과 달리 작동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장시간 운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열에 의한 부품 손상을 줄이고 수명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점이 주요 경쟁력”이라며 “3세대 연료전지로 불리는 SOFC의 높은 발전 효율과 성능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두산퓨얼셀은 영국 세레스파워(Ceres Power)와의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중저온형 SOFC 스택을 상용화했다. 두산퓨얼셀은 기본 설계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제작 공정과 양산체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기본 설계만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양산 기술이 필요하다”며 “두산퓨얼셀은 제품 제작과 양산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다. 다만 공동개발 방식으로 진행된 만큼 양사의 역할을 설계와 제조 등으로 명확하게 나누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리베리온 스테판 헤르만(Stephan Herrmann) CEO는 “중저온형 SOFC 기술은 리베리온이 양산 단계에 돌입한 고효율 연료전지 시스템의 핵심으로, 이미 여러 현장에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유럽 시장 내에 효율 높은 온사이트 발전 설비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두산퓨얼셀 윤재동 전무는 “이번 SOFC 스택 수출은 핵심부품 파운드리 사업이 해외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발판으로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