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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5년마다 계좌 깨라니"…혜택 줄이고 국내 투자로 묶은 ISA 개편 논란

전지수 인턴 2026-08-05 17:11:03

재경부 세제개편안 발표…해외지수 ETF 막힌 생산적금융 ISA 신설

납입한도 이월 폐지·만기 5년 제한에 투자자 반발

안철수 "전 국민을 '무지성 국장'으로 떠미는 꼴"

[제작=Gemini]

[경제일보] 정부가 절세계좌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기존 계좌 혜택은 축소하고 신규 계좌는 국내 투자로 한정하면서 사실상 국장(국내 주식 시장) 복귀를 강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을 공식 발표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개편안에는 기존 일반 ISA 혜택 축소와 '생산적 금융 ISA' 신설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 계좌는 만기와 납입 구조에 제한이 붙고 신규 계좌는 국내 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반 ISA는 현재 최소 3년의 의무가입기간만 채우면 사실상 무기한으로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개정안은 이를 '최초 3년+연장 2년'인 최장 5년으로 묶는다. 5년이 지나면 계좌를 해지하고 세금을 정산한 뒤 다시 가입해야 한다. 연간 납입한도 이월 제도도 폐지된다. 올해 500만원만 납입했다면 기존에는 내년 한도가 3500만원(신규 2000만원+이월 1500만원)으로 늘었지만 앞으로는 2000만원으로 제한된다. 

대신 정부는 국내 자산 투자에 특화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한다. 만 19세 이상 거주자와 만 15세 이상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다. 계좌 납입 한도는 연간 2000만원 단위로 총 2억원까지다. 여기서 발생한 이자와 배당소득은 액수 제한 없이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아울러 총급여 7500만원 이하인 15~34세 청년 가입자에게는 납입액의 10%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는 혜택도 추가됐다. 

다만 투자대상은 △국내 상장주식 △국내 주식형 펀드·ETF(상장지수펀드) △국민성장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으로 제한된다. 국내 상장 해외지수 ETF에는 투자할 수 없다. 정부는 기존 ISA와 청년미래적금 청년도약계좌 등의 만기 자금을 생산적 금융 ISA로 최대 2억원까지 한꺼번에 옮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개정안은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신규 가입과 계약 연장 납입한도 등에 순차 적용된다. 적용 대상은 오는 2029년 12월 31일까지 가입한 계좌다. 올해 안에 이미 장기간으로 만기를 연장한 가입자는 기존 조건이 유지된다. 다만 ISA는 만기 3개월 전부터만 연장 신청이 가능해 의무가입기간이 남은 가입자는 새 조건 시행 전에 미리 장기 연장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에 국내 상장 해외지수 ETF로 장기 절세를 노려온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반발이 일고 있다. 생산적 금융 ISA로 갈아타더라도 미국 지수 ETF에 더 이상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한도 이월과 장기 계좌 유지가 없어지면 기존 ISA 장점이 상당 부분 사라져 ISA를 해지하고 미국 주식 직접투자에 몰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의 매수세는 갈수록 커지는 흐름이다. 지난달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46억6862만 달러(약 6조7400억원)로 지난 1월 5억299만 달러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ISA 관련 개편안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먼저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일본의 '신(新)NISA'처럼 자금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가계 자산 형성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주식과 생산적 투자로 자금을 유도하려는 이번 세제 개편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고 연간 납입 한도가 있는 만큼 점진적인 유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반면 개편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기존 ISA 혜택을 축소해 신규 계좌 가입을 인위적으로 유도하려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투자자는 세금을 감수하더라도 기대 수익률이 높은 시장을 좇는 만큼 세제 혜택만으로 자금 흐름을 돌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신규 계좌 도입 자체보다 기존 혜택 축소가 더 큰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생산적 금융 ISA의 매력을 높인다는 이유로 기존 ISA의 혜택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기존 계좌 조건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일반주주 보호 강화 등 투자 환경을 먼저 향상하는 편이 생산적 금융 실현의 본질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도 반발하고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가 복리효과와 자산증식을 돕던 ISA를 누더기로 만들었다"며 "한도 이월 폐지와 5년 만기 제한을 소급 적용해 혜택을 줄이고 해외지수 ETF까지 막아 전 국민을 무지성 국장으로 떠미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은 수혜기한을 평생으로 늘리고 미국 ETF와 해외 개별주 직접투자까지 전면 허용했다"며 세제개편안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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