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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삼성전자·SK하이닉스 34.7조 자사주 매입 막바지…코스피 수급 변화 촉각

방예준 기자 2026-09-20 15:29:48

삼성전자 매입 계획 75% 이행…SK하이닉스도 59% 확보

10월 중 매입 완료 가능성…외국인 자금·3분기 실적이 주요 변수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매수 주체로 자리 잡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취득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두 회사가 지금까지 사들인 자사주 규모만 약 34조7000억원에 달한다.

당초 오는 11월로 잡았던 매입 종료 시점이 다음달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후 주식시장 수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20거래일 동안 자사주 3980만주를 취득했다. 매입 예정 수량인 5328만5968주 가운데 74.69%를 채웠다. 현재까지 투입한 자금은 10조3078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도 자사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0일 매입을 시작한 이후 22거래일 동안 1415만주를 사들였다. 당초 계획했던 2407만주의 58.79%에 해당한다. 누적 매입액은 24조3900억원이다.

두 기업의 자사주 취득 금액을 합치면 34조6978억원이다. 현재 매입 속도가 이어진다면 두 회사 모두 계획보다 일찍 자사주 취득을 끝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21일까지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었으나 남은 물량이 1348만5968주에 불과하다. 하루 평균 매입 수량이 약 200만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6~7거래일이면 계획한 수량을 채울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같은달 19일을 매입 종료일로 정했다. 아직 취득하지 않은 물량은 992만주다. 하루 평균 약 65만주를 매입해 온 만큼 현재 추세가 유지된다면 앞으로 15~16거래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계산된다.

추석 연휴와 개천절 대체공휴일, 한글날에 따른 휴장 일정을 반영하면 늦어도 다음달 중순께 양사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들 기업의 매수세가 사라진 이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 압력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두 회사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주식을 사들이면서 증시 수급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상승, 주요국의 금리 인상에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속도를 둘러싼 의구심까지 더해졌다.

이러한 환경에서 지난달 20일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되지 않았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도 영향을 미쳤지만 반도체 대형주의 자사주 취득 역시 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억제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합산 비중은 50%를 웃돈다. 두 종목의 가격 움직임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 환원 확대가 주가 하방을 보완하는 요인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비금융 종목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 하락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와 낮은 하방 베타를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종료된 이후에도 이러한 수급 환경이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

최근 코스피는 일정한 가격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거래 규모도 줄어든 상태다. 기업의 자사주 취득에 따른 기타법인 매수세를 제외하면 시장을 이끌 만한 뚜렷한 자금 유입이 부족하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의 시선은 외국인 투자자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공백을 외국인 자금이 얼마나 메울 수 있는지가 향후 증시 흐름을 가를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당장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 부담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 달러를 웃돌고 있으며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5%에 가까워졌다.

원·달러 환율 역시 다시 상승해 달러당 1385원을 넘어섰다. 금리와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신흥국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확대에 제약이 될 수 있다.

반면 다음 달 시작되는 3분기 실적 발표가 국내 증시의 새로운 동력이 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주요 상장사들이 견조한 실적을 내놓는다면 기업의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기대다.

시장에서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를 먼저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 이후 예정된 마이크론의 실적을 통해 반도체 업황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추가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3분기 약 30조원의 현금 배당이 예정돼 있고 SK하이닉스도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추가 주주 환원 정책 공개를 예고했다"며 "10월 초 삼성전자 잠정 실적을 대비할 때"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취득이 끝나는 시점과 3분기 실적 발표 일정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는 새로운 수급 환경을 맞게 될 전망이다. 기업의 직접적인 주식 매수 효과가 줄어드는 자리를 외국인 투자와 실적 개선 기대가 대신할 수 있을지가 향후 코스피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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