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5대 은행 부실대출 6조원 첫 돌파…기업대출서 빠르게 늘었다

방예준 기자 2026-08-12 08:38:19
무수익여신 6조4108억원…전년 말 比 28% ↑ 기업 부실 증가세 두드러져…무수익여신 비중 0.42%로 상승
서울 시내의 은행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국내 5대 은행의 부실대출 규모가 올해 상반기 6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여신에서 이자를 제대로 받기 어려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코로나19 확산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6월 말 무수익여신은 6조4108억원으로 전년 말(5조65억원)보다 28.0% 증가했다.

5대 은행 무수익여신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여신 대비 무수익여신 비율은 같은 기간 0.27%에서 0.34%로 0.07%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0년 2월 0.34%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무수익여신은 원리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됐거나 은행이 이자를 수익으로 잡지 않는 대출 등을 말한다.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져 정상적인 이자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신으로 분류된다.

은행권의 무수익여신은 수년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 2022년 말 2조7902억원에서 2023년 말 3조5090억원으로 늘었다. 이어 지난 2024년 말에는 4조3736억원, 지난해 말에는 5조65억원을 기록했다.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지난 2022년 말 0.18%에서 2023년 말 0.21%, 2024년 말 0.25%, 지난해 말 0.27%로 매년 높아졌다.

올해 들어서는 기업대출의 부실 증가세가 가계대출보다 가팔랐다. 기업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말 3조4087억원에서 지난 6월 말 4조6498억원으로 1조2411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36.4%에 달했다.

기업대출 가운데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0.32%에서 0.42%로 0.10%p 올랐다.

가계 부문의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가계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말 1조5978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조7610억원으로 10.2% 늘었다.

가계대출 대비 무수익여신 비율은 지난해 3월 말부터 지난 6월 말까지 5개 분기 연속 0.09%를 유지했다.

은행권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회복 지연 등이 차주의 채무 상환 능력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금리 상승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경우 취약 차주의 부실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기업 부문을 중심으로 무수익여신이 빠르게 증가한 만큼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