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제철, AI 데이터센터 '뼈대' 잡는다…철강 새 수요처 공략

김태휘 인턴 2026-08-20 14:22:26
판재·봉형강 아우른 '통합 패키지'로 수요처 확대 '엑스트라 H' 범용 H형강 대비 최대 5배 하중 견뎌
현대제철 본사 전경. [사진=현대제철]


[경제일보] 현대제철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철강의 새로운 수요처로 선점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초고하중을 견디는 건물 뼈대부터 서버의 발열을 잡는 냉각설비, 서버 등 내부 설비에 필요한 철강재까지 한꺼번에 공급하는 '통합 패키지' 전략을 앞세운다. 건설경기 침체로 전통적인 철강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AI·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AI 데이터센터용 철강재 판매를 담당하는 전담조직을 운영하며 수요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전력 인프라 관련 전담조직을 구성한 뒤 신규 데이터센터 7곳에 철강재를 수주하는 성과도 냈다. 현대제철은 향후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철강재 일괄 수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강점은 판재류와 봉형강류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다. 데이터센터 건물의 골조를 이루는 형강부터 대규모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어하기 위한 냉각시스템용 판재까지 다양한 강재를 하나의 프로젝트에 묶어 공급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개별 제품 판매에서 벗어나 고객사가 요구하는 철강재 전반에 대응하는 통합 패키지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고하중 환경을 겨냥한 고성능 강재 판매에 힘을 싣는다. 현대제철의 프리미엄 조립 H형강인 '엑스트라 H'는 회사에 따르면 범용 H형강보다 최대 5배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고집적 서버와 대규모 냉각설비 등 무거운 장비가 들어가는 AI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제품으로 꼽힌다.

철강재가 적용될 수 있는 영역 자체도 넓히고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나 포스트텐션 등 콘크리트 구조를 중심으로 지어졌지만 최근 공사기간 단축과 경제성 등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강구조 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한미글로벌과 손잡고 데이터센터 설계 단계부터 내화강재와 고강도 형강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미 설계가 끝난 프로젝트에 강재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초기 설계부터 철강재 적용을 확대해 강구조 수요 자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 등에 최적화된 강구조 모델을 고객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의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은 지난해부터 구체화됐다. 지난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전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국내 첫 AWS 데이터센터 건설에 저탄소 인증 H형강을 공급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AWS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탄소저감 철강재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데이터센터 규모별 표준·맞춤형 모델을 구축하고 판재와 봉형강을 묶은 토털 패키지 공급 전략을 공식화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판재류와 봉형강류를 모두 생산할 수 있어 고객사가 요청하는 철강재 전 제품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의 뼈대부터 냉각시스템과 서버 관련 철강재까지 공급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 철강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AI·에너지 시장용 철강재와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