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국내 소비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 과정에서 외부 파트너의 자본·유통망·IP(지식재산권)를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글로벌 사업에서 유통망과 소비자 접점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자의 강점에 파트너의 역량을 더하는 '동맹형 글로벌 공략'이 소비재 기업의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자리 잡는 모양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라엘·롯데GRS·농심은 최근 각기 다른 형태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사업과 해외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엘, 글로벌 자본 손잡고 '4만개 유통망' 더 넓힌다
라엘은 글로벌 투자사 타워브룩 캐피탈 파트너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글로벌 우먼 웰니스 시장 확대에 나섰다.2017년 한인 여성 3명이 설립한 라엘은 유기농 순면과 한국 제조 기술을 결합한 생리대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미국 아마존 생리대 부문에서 6년간 베스트셀러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타겟·월마트·얼타뷰티 등을 포함해 미국과 한국 4만개 이상의 리테일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미 해외 유통 기반을 확보한 라엘은 이번에는 글로벌 투자사와 손잡고 사업 확장의 폭을 키우기로 했다.
뉴욕과 런던에 본사를 둔 타워브룩과 함께 △유통 채널 확대 △제품 포트폴리오 혁신 △글로벌 소비자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생리대에서 출발해 페미닌 케어와 Y존 케어, 스킨케어, 이너케어까지 넓힌 제품군도 여성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360도 우먼 웰니스 케어' 사업으로 확장한다.
라엘이 자체적으로 쌓아온 제품력과 유통 기반에 글로벌 투자사의 자본과 사업 확장 역량을 결합해 성장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라엘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은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와 제품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사업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제품력과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고 여성 전 생애주기에 맞춘 웰니스 사업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했다.
엔제리너스, 인니 파트너의 '40년 노하우' 활용
롯데GRS가 운영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는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유통·F&B 전문기업 보가자야(Bogajaya) 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했다.인도네시아는 약 2억7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롯데GRS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춘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 시장으로 낙점했다.
주목할 부분은 현지 파트너의 사업 기반이다. 보가자야 그룹은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의 경제 중심지인 수라바야를 기반으로 40년 이상 사업을 이어온 기업으로 주요 공항 내 F&B와 리테일 매장 운영에 강점을 갖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보가자야가 확보한 공항 입지와 현지 매장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주안다 국제공항에 첫 매장을 열고 이후 주요 쇼핑몰과 랜드마크로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5년간 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올해 안에 1호점을 여는 것이 목표다.
라엘이 글로벌 투자사의 자본과 네트워크를 성장 동력으로 활용한다면 롯데GRS는 현지 기업이 보유한 상권 이해도와 매장 운영 경험을 시장 진입의 발판으로 삼는 방식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보가자야 그룹 측에서 먼저 엔제리너스에 협업을 제안해왔다"며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와 사업 역량을 갖춘 파트너인 만큼 엔제리너스가 강점으로 가진 커피 품질과 디저트, 차별화된 매장 경험을 인도네시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올리브영 유통망에 산리오 IP까지…농심 K-스낵 알리기
농심은 국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을 글로벌 소비자 접점으로 활용한다.농심은 올리브영과 산리오캐릭터즈가 진행하는 컬래버레이션 캠페인에 참여해 젊은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K-스낵 알리기에 나선다.
오는 30일 출시하는 '닭다리너겟 양념치킨맛'과 '포테토칩 스위트콘맛' 패키지에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산리오의 헬로키티 캐릭터를 적용했다.
제품에는 한국 지역 먹거리도 담았다. 닭다리너겟 양념치킨맛은 수원 통닭을, 포테토칩 스위트콘맛은 강원도 옥수수를 각각 스낵으로 재해석했다.
9월 한 달 동안은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타운에서 '농심 K-스낵 투어'를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신제품을 비롯해 빵부장과 닭다리, 포테토칩 등 총 10종의 스낵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농심 입장에서는 올리브영이 가진 외국인 관광객 유통 접점과 산리오캐릭터즈의 글로벌 IP 인지도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해외 현지에 직접 매장을 내는 방식과 달리 한국을 방문한 소비자에게 K-스낵을 경험하게 해 글로벌 브랜드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외 소비자들이 농심 스낵을 보다 새롭고 재미있게 경험하길 기대한다"며 "다양한 제품과 마케팅으로 농심 K-스낵의 매력을 알리는 소비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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