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택배 운송계약서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더라도 실제로 2인 1조로 배송 업무를 수행했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계약 형식보다 실제 근무 형태를 기준으로 산재보험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인과 2인 1조로 택배 운송 업무를 하던 중 숨졌다. 추정 사인은 열사병이었다.
유족은 A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보고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은 A씨가 산재보험법이 보호하는 '노무제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노무제공자는 근로계약을 맺은 일반 근로자는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직접 일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사람을 뜻한다. 산재보험법은 생활물류서비스법상 택배서비스종사자도 노무제공자에 포함해 보호하고 있다.
이에 유족은 공단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법원은 유족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생활물류서비스법상 택배서비스종사자가 택배사업자나 영업점과 운송 위탁계약 또는 근로계약을 맺고 화물의 집화 및 배송 등을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서 택배 영업점과 직접 운송계약을 맺은 사람은 A씨의 지인이었다. 다만 계약 당시부터 A씨와 지인이 2인 1조로 함께 근무할 예정이었고 영업점도 이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영업점이 실제 업무 과정에서 A씨를 지인과 대등한 계약 당사자처럼 취급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A씨가 운송계약상 명의자로 표시되지는 않았지만 생활물류서비스법상 택배서비스종사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단은 A씨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택배서비스종사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운송사업 허가 여부가 산재보험 보호 필요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받았는지 여부가 산재보험법상 노무제공자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본질적인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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