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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SKT CEO, 아세안서 AI 성장전략 논의…'AI 인프라 허브' 시동

류청빛 기자 2026-09-10 08:53:39
정재헌 CEO, M360 아세안서 GSMA·현지 기업과 AI 인프라 협력 논의 아세안 통신사·테크 기업과 디지털 신뢰 논의…향후 구체적 사업 연결 여부 주목
정재헌 SKT CEO(오른쪽)와 비벡 바드리나트 GSMA 사무총장(왼쪽)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SKT]

[경제일보] 각국이 AI 연산에 필요한 인프라와 데이터를 자국 내에 확보하려는 ‘AI 주권’ 경쟁에 나서면서 통신망과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통신사들이 AI 생태계의 핵심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국내 AI 데이터센터(AI DC) 사업을 대규모로 확대하는 동시에 아세안 지역 통신사·기업들과 협력 기회를 모색하며 AI 인프라 사업의 해외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10일 SK텔레콤은 정재헌 SK텔레콤 CEO가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GSMA M360 아세안'에 참석해 글로벌 통신업계 주요 리더들과 AI 시대 새로운 성장 전략과 디지털 신뢰 구축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 CEO는 이날 오전 비벡 바드리나트 GSMA 사무총장과 만나 AI를 기반으로 한 통신산업의 차세대 성장 기회와 통신 인프라를 AI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 등을 논의했다. 특히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 도약을 목표로 인프라부터 AI 모델과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SKT의 AI 풀스택 전략과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SK텔레콤이 AI 인프라를 별도의 성장축으로 키우는 배경에는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높은 수준의 연산 능력과 전력, 냉각, 네트워크가 필요해 AI 경쟁력이 곧 인프라 확보 능력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최대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한국을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울산에서 건설 중인 AI DC를 시작으로 영남권에 2GW 이상 규모의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서남권에도 1GW를 추가하는 등 오는 2029년부터 국내에서 5GW 규모를 단계적으로 가동한 뒤 오는 2035년까지 총 15GW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부지와 전력 확보, 앵커 고객 유치 등을 함께 추진해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수요를 국내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정 CEO는 이날 말레이시아 알부카리 그룹의 투자회사인 트레이드윈즈 관계자와도 만나 양사 간 협력 기회를 발굴하기로 했다. 알부카리 그룹은 항만·자동차·에너지·금융·미디어 등 말레이시아의 주요 인프라 산업에 사업 기반을 둔 기업집단이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지역은 AI 인프라 시장에서도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GSMA는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확산과 함께 디지털 신뢰, 디지털 주권, 회복탄력적인 디지털 인프라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특히 M360 아세안에서는 통신사가 단순한 연결성 제공자를 넘어 정부·클라우드·반도체 기업 등과 협력해 현지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정 CEO는 비벡 바드리나트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정보보호 체계 강화와 디지털 범죄 예방, AI 기반 네트워크 고도화 등 디지털 신뢰 확보 방안도 논의했다. 같은 날 일본·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통신사 및 테크 기업 경영진과 진행한 라운드테이블에서도 보안 강화와 기술 주권 확보, 거버넌스 재편 등을 통해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AI 시대 미래 경쟁력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SK텔레콤이 국내에서 AI DC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동시에 아시아 통신사들과 협력을 모색하는 것은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15GW라는 대규모 구축 계획과 SK하이퍼·SK호라이즌 등 사업 구조를 마련하고, 해외에서는 현지 통신사와 인프라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투트랙 전략이다.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AI 시대에는 기술 혁신의 속도만큼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얻는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글로벌 통신사와 함께 디지털 신뢰 분야 협력을 구체화하고 지속가능한 AI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