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정부가 추진하는 전 국민 인공지능(AI) 서비스 ‘모두의 AI’가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들어갔다. SK텔레콤·카카오·KT 컨소시엄은 이르면 9월 말부터 10월 사이 베타 서비스를 선보이고 연내 정식 출시에 나선다. 내년에는 이용자 수와 서비스 이용량 등을 기준으로 정부 지원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모두의 AI 프로젝트 착수 간담회’를 열고 3개 컨소시엄의 서비스 개발 계획과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모두의 AI는 국산 AI 모델을 기반으로 범용 챗봇과 공공·생활 분야 AI 에이전트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에는 총 6개 컨소시엄이 지원했고 SK텔레콤·카카오·KT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됐다. 정부는 세부 평가 점수와 순위를 공개하지 않았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선정된 3개 컨소시엄의 점수 차는 크지 않았지만 탈락한 컨소시엄과는 격차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는 카톡, SKT는 전화·문자, KT는 멀티모델
세 컨소시엄이 내놓은 서비스의 공통점은 AI가 답변에 그치지 않고 정보 탐색부터 신청·예약·결제까지 대신 처리한다는 것이다. 차이는 이용자가 AI를 만나는 접점과 요청을 처리하는 방식에 있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 카카오톡과 전화에서 AI를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카나나’와 LG AI연구원의 ‘엑사원’ 등 국산 모델을 결합하고 카카오톡 내 서비스 진입점을 통해 이용자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올해 12월 서비스 출시와 함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500만명을 우선 확보하고 2027년 1000만명, 2030년 3000만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개인별 AI 에이전트를 넘어 건강·금융·세무 등 여러 전문 에이전트를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에이전트 생태계로 서비스를 확장할 방침이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자체 모델 ‘A.X K2’를 중심으로 실행형 AI를 개발한다. 스마트폰 앱과 웹뿐 아니라 전화와 문자로도 A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용자가 병원을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검색에 그치지 않고 인증과 예약, 결제까지 이어주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10월 베타 서비스를 거쳐 연내 정식 서비스를 내놓고 이용자 확대에 나선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외산 AI에 대한 의존이 커질 경우 서비스 접근 차단이나 비용 인상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독자적인 AI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T 컨소시엄은 범용 AI와 공공·교육·금융·쇼핑 등 10여 개 분야의 전문 서비스를 연결한 ‘이음’을 공개했다. 다양한 국산 AI 모델 가운데 이용자 요청에 적합한 모델을 자동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KT는 AI 운영 플랫폼 ‘토큰팩토리’를 기반으로 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 인프라를 통합 운영하고 모델별 연산량과 비용을 관리한다. 출시 초기 MAU 500만명을 목표로 하고, 내년에는 2000만명 규모의 MAU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실제 이용자 목표라기보다 시스템 수용능력에 관한 설명이다.
◆ 내년 2500억원 지원…이용량에 따라 차등 가능성
정부는 올해 세 컨소시엄에 엔비디아 B200 GPU 512장을 현물로 지원한다. 내년도 모두의 AI 사업 예산은 25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이 가운데 1700억원은 B200급 GPU 2000장 임차에, 300억원은 3개 컨소시엄 운영비로 각각 100억원씩 배분된다. 나머지 500억원은 외부 전문 에이전트 등 AI 에이전트 생태계 확장에 투입된다.
2500억원은 내년도 예산안 기준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규모와 세부 배분이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특정 컨소시엄을 탈락시키는 경쟁 방식은 적용하지 않되 연차평가 과정에서 가입자 수와 실제 이용량 등을 살펴 지원 규모를 차등화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무료 공공서비스를 표방하면서도 실제 이용 성과가 정부 지원과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세 회사의 기존 플랫폼과 서비스 접점이 성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민이 이미 외산 AI를 쓰고 있으므로 외산 대비 확실한 차별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모두의 AI는 실패한 것”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주문했다.
한편 세 컨소시엄의 경쟁력은 단순한 이용자 목표보다 AI가 실제 업무를 얼마나 정확하고 안전하게 처리하느냐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예약과 결제를 대신하는 실행형 AI가 일상에 들어오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오류 발생 시 책임 소재, 보안 등 신뢰 기준을 얼마나 갖추느냐도 핵심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의 AI’는 10월 전후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초기에는 기본 챗봇과 검색 연동 기능 등을 중심으로 운영한 뒤 이용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12월 정식 출시로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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