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이달 23일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도 도입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시행을 앞두고 이동통신사와 유통망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할 예정이어서 실제 도입 일정이 그대로 유지될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18일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유통망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의무화 제도와 관련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회의에서는 현장 준비 상황과 기술적 보완 사항 등을 점검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해 오는 23일 제도 도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토록 강력한 인증 수단을 도입한 배경에는 갈수록 고도화되는 보이스피싱 범죄와 증가하는 대포폰에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으며 알뜰폰을 통한 대포폰 개통이 급증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비대면 개통 과정의 허점을 메우기 위해 안면인증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는 명의 도용과 대포폰 개통 등 불법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휴대전화 신규 개통 과정에서 안면인증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추진해 왔다.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휴대폰을 개통할 때 가입자의 실제 얼굴과 신분증 정보를 대조하는 안면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인증이 완료되지 않으면 개통이 제한된다.
기존에는 신분증 확인과 서류 작성 중심으로 개통 절차가 진행됐지만 제도 도입 시 신분증 촬영과 함께 이용자의 얼굴을 실시간 촬영해 두 정보를 비교하는 생체 인증 과정이 추가된다. 인증 과정은 전용 프로그램이나 단말기를 통해 진행되며 확인이 완료된 이후에야 개통 절차가 이어지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도 통신 가입 과정에 생체 인증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태국은 신규 SIM 카드 개통 시 실시간 얼굴 인식 기반 본인 확인 절차를 적용해 사진이나 영상 등을 활용한 부정 개통을 차단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역시 SIM 카드 등록 과정에서 정부 신분 데이터베이스와 얼굴 정보를 대조하는 안면인식 인증 시범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휴대전화 개통 과정의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특히 온라인이나 비대면 방식으로 개통되는 휴대전화 회선이 늘어나면서 신분증 사진이나 명의 정보를 도용해 개통되는 사례가 반복되자 기존 신분증 확인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이에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사와 함께 안면인식 기반 본인 확인 시스템을 개발하고 일정 기간 시범 운영을 진행해 왔다.
다만 시범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기술적 한계로 인해 안면인증 도입 여부는 불확실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필드 테스트에서 안면인식 정확도는 약 80% 수준으로 나타났다. 신분증에서 추출한 얼굴 특징 정보와 실제 얼굴 생체 정보를 대조하는 과정에서 조도나 촬영 환경 등 외부 조건에 따라 인식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개통은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지는 만큼 조명 환경이나 촬영 각도 등 현장 조건에 따라 인증 성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인증 실패가 반복될 경우 개통 절차가 지연되거나 이용자 불편이 커질 수 있다.
제도 시행까지 열흘가량 남은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시행 여부를 두고 여전히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장 준비 상황을 고려해 시범 운영 기간을 추가로 연장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한 뒤 제도 시행 일정과 보완 사항을 최종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용자 입장에서 개통 절차가 번거로울 수 있으나 범죄 악용을 차단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임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며 "시범 기간에 발생하는 인식 오류 등 불편 사항을 모니터링해 시스템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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