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국내 바이오 벤처가 개발 중인 차세대 항암 신약 후보물질이 세계 최고 권위의 암학회에서 난치성 암종 두 곳을 동시에 정조준하며 글로벌 제약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단순한 기술력을 넘어 하나의 물질로 여러 암종을 다스리는 ‘다암종’ 치료제로서의 압도적 우수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18일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오는 4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차세대 합성치사 이중표적 항암제 후보물질 ‘네수파립’의 소세포폐암 및 췌장암 전임상 연구 결과 2건이 포스터 발표로 선정됐다.
AACR은 전 세계 암 연구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최첨단 치료 기술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곳에서 한 기업의 단일 물질이 두 가지 다른 암종에 대한 연구 성과를 동시에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네수파립이 가진 물질의 범용성과 기술적 완성도가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네수파립은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인 소세포폐암 분야에서 독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세포실험 결과 네수파립은 기존 PARP 저해제인 ‘올라파립’ 대비 최대 133배, 현재 소세포폐암 표준 치료제로 쓰이는 ‘이리노테칸’ 대비 약 25배 강력한 암세포 성장 억제 효능을 보였다.
동물모델 실험에서도 네수파립은 66.5%의 종양 억제율을 기록해 올라파립(36%)과 이리노테칸(42.9%)을 압도했다. 연구팀은 네수파립의 이러한 강력한 항종양 효과가 암의 생성과 전이에 관여하는 ‘Wnt’ 및 ‘Hippo’ 신호전달 경로를 동시에 저해하는 차별화된 ‘Tankyrase/PARP 이중 작용’ 기전에 기반하고 있음을 규명했다. 지난 2월 미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 지정을 받은 데 이어 이번 데이터 공개로 상업화 가치가 더욱 선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췌장암 분야에서의 성과는 더욱 고무적이다. 기존 PARP 저해제들은 ‘BRCA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네수파립은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항종양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초록 데이터에서는 BRCA 변이가 없는 췌장암 세포에 네수파립과 1차 표준치료제 ‘젬아브락센’을 병용 처리했을 때 생존 암세포가 70% 이상 감소했다. 특히 동물 모델 실험에서는 병용 투여 시 종양 크기가 79%나 감소하는 드라마틱한 결과가 도출됐다. 이는 젬아브락센 단독 투여군(31%)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는 전이성·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1차 병용 요법’으로서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번 AACR 발표 성과를 지렛대 삼아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미 확보한 미 FDA 희귀의약품 지정에 이어 임상적 유의성을 바탕으로 ‘혁신치료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등 추가적인 규제 혜택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공시를 통해 음식물 영향 및 인종 간 약동학 차이 평가를 위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것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이나 글로벌 임상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네수파립은 Tankyrase와 PARP를 동시에 잡는 이중 기전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하고 치료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혔다”며 “현재 진행 중인 췌장암 임상 2상의 성공 가능성을 이번 비임상 데이터가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난치성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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