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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LG엔솔·삼성SDI·SK온, 가동률 50% 붕괴…선제 증설 부담 현실화

정보운 기자 2026-03-18 16:21:50

EV 둔화에 공장 놀고 적자 확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대응 선제 투자 역풍

중국 점유율 70% 넘기며 격차 확대

국내 배터리 3사 CG 이미지 [사진=연합뉴스TV]

[경제일보]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수요 둔화 속 가동률 50% 붕괴와 대규모 적자를 동시에 겪으며 과잉투자 부담이 현실화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점유율 70%를 돌파하며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이어진 선제 증설 전략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동률 하락과 수익성 악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이달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이들 기업의 가동률은 지난해 일제히 50% 밑으로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7.6%로 사상 처음 50% 아래로 떨어졌고 삼성SDI는 84%에서 50%로, SK온은 86.8%에서 48.7%로 각각 급감했다.

이 같은 가동률 하락은 수년 전부터 이어진 공격적인 설비 투자와 전기차 수요 둔화가 맞물린 결과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금리 상승과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등을 이유로 전동화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배터리 수요 증가세가 당초 기대에 못 미쳤다. 반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지난 2022년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대응하고 주요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법인(JV)을 중심으로 북미 생산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대해왔다.

특히 IRA 세액공제 혜택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전략이 추진되면서 수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가 단기간에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실제 수요 증가 속도보다 생산능력 확대 속도가 앞서 나가며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고 완공된 공장들이 본격 가동 단계에 진입하는 시점에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능력은 지난해 제품가 기준 51조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생산 실적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능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설비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공장이 완공돼 가동 단계에 진입했음에도 주문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부 생산라인이 낮은 가동률로 운영되거나 유휴 상태로 남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로 인해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유지비 등 고정비 부담은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매출은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산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를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를 낮추는 구조인 만큼 가동률 하락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생산능력을 키울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며 그동안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던 설비 확장이 오히려 실적을 압박하는 '규모의 리스크'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익성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배터리 3사는 지난해 총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고정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가동률까지 떨어지며 투자 회수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생산을 유지하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70%를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한 반면 국내 3사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고전하는 사이 중국 업체들은 생산을 유지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가동률 하락은 단순한 수요 둔화를 넘어 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배터리 산업이 여전히 전기차 중심 수요에 기반하고 있는 가운데 EV 시장 성장 속도 둔화가 가동률 하락으로 직결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요처 확대 필요성도 함께 부각되는 모습이다.

SK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공장 가동률 하락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지난해 유럽과 한국 전기차 시장은 성장 흐름을 보였지만 미국 시장이 침체되면서 미국 중심으로 선제 투자한 생산거점 부담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추가로 배터리 공장을 증설할 계획은 없고 이미 건설 중인 공장 운영에 집중할 방침"이라며 "미국 사업장을 중심으로 ESS 20GWh 수주를 추진하고 있고 ESS 외에도 방산 로봇, 물류 로봇 등 신규 분야 확장을 중장기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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