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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광화문에 울려 퍼질 '아리랑'…'BTS노믹스'의 실체

양규현 사장 2026-03-21 15:49:31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
전원 군 복무를 마친 방탄소년단(BTS)이 3년9개월의 공백을 깨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귀환 무대를 펼친다. 이번 컴백 공연 ‘아리랑’은 단순한 대중음악 공연의 범주를 넘어선다. 26만명 이상의 인파가 모이고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가 음악 공연을 190여 개국에 실시간 중계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다.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운 외국인 관광객과 공연을 기념해 발행된 각종 호외를 챙기는 모습은 K-팝이 더 이상 국내에 머무는 콘텐츠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의 경제적 파급력도 상당하다. 블룸버그통신은 단 한 번의 공연으로 발생하는 경제 효과를 약 1억7700만달러(약 2650억원)로 추산했다. 전 세계 아미(ARMY)가 한국을 방문하며 지출하는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굿즈 구매 비용 등을 반영한 수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역시 BTS 공연 1회당 최대 1조2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에서 비롯된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를 넘어서는 ‘BTS노믹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음 달부터 이어질 23개국 34개 도시 월드투어 역시 각 도시의 소비와 관광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한 경제 수치만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도 이처럼 자발적인 방문 수요를 창출하기는 쉽지 않다. 광화문을 채운 보랏빛 물결은 대한민국의 문화적 영향력, 즉 소프트파워의 집약된 결과다.

우리는 그동안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를 체감해 왔지만 현장에서 확인되는 열기는 차원이 다르다. 전 세계 팬들이 ‘아리랑’을 함께 부르고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는 모습은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문화적 가치다.

K-팝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 K-뷰티와 K-푸드에 이르기까지 문화 콘텐츠는 이제 대한민국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BTS는 우리 문화가 세계 보편 정서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이 같은 흐름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수십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안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방문객에게 긍정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시민의식 역시 요구된다.

오늘의 광화문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한국 문화의 현재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경제적 효과를 넘어선 문화적 영향력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BTS의 귀환은 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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