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국내 석유화학 기업 한화토탈에너지스가 고분자 기반 첨단 소재 연구를 지원하며 '전통 화학기업'에서 '첨단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학술상 후원을 통한 기초과학 투자 확대가 반도체·디스플레이·헬스케어 등 차세대 산업과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한화고분자학술상' 2026년 수상자로 박철민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박 교수는 자기조립 고분자의 나노구조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초저전력 인공지능(AI) 디스플레이와 인공신경망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해당 기술은 인체 정보를 감지하고 이를 표시·저장·학습까지 수행하는 '센싱-디스플레이-연산' 통합 구조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기존 전자소자와 차별화된다. 특히 초저전력 기반이라는 점에서 웨어러블 헬스케어, 고령자 모니터링 등 응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고분자 소재는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영역으로 분류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재평가되고 있다. 단순 범용 플라스틱에서 기능성·지능형 소재로 진화하면서 산업 내 위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AI와 결합한 고분자 소재는 '전자소자의 유연화·저전력화'를 가능하게 하며 차세대 디바이스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수상 연구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사례로 해석된다.
이 같은 변화는 석유화학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는 글로벌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증설이 이어지면서 기존 화학 제품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요 화학기업들은 '스페셜티(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기초과학 연구와 첨단 소재 개발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는 배경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지난 2005년부터 고분자학술상을 지속해온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단기적인 사업 성과가 아닌 장기적인 기술 기반 확보를 위해 학계 연구를 지원하는 간접 투자 방식이다. 이는 연구 성과를 산업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수상 연구가 보여준 '고분자+AI+디스플레이' 융합 기술은 향후 산업 지형 변화의 단서를 제공한다.
센서, 디스플레이, 연산 기능이 하나의 소재 기반 플랫폼으로 통합될 경우 기존 반도체 중심 구조와 다른 새로운 디바이스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석유화학 기업이 단순 소재 공급자를 넘어 기술 플랫폼의 일부로 진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기초 연구 성과가 실제 산업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소재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반도체·전자·바이오 기업과의 협업도 필수적이다. 학술 지원이 곧바로 사업 성과로 이어지기보다는 중장기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전략 일관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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