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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PF 그림자 옅어진 롯데건설…시장 신뢰 회복은 아직 진행형

우용하 기자 2026-05-12 09:14:05

단기사채 한도 8000억원으로 확대

3000억 규모 AAA 등급 ABS 발행

원가 부담·분양 성과 변수 남아

롯데건설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한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우려의 중심에 섰던 롯데건설이 단기 유동성 확보와 PF 부담 축소를 통한 재무 안전성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기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조달 수단을 확대하며 시장 신뢰 회복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한때 불거졌던 유동성 위기가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만큼 아직 완전한 신뢰 회복 단계로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달 말 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1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확대했다. 건설 경기 둔화 장기화에 대비해 단기 유동성 대응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롯데건설은 최근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물 조달과 함께 ABS 등 구조화 금융도 활용하고 있다. 다만 공모 회사채 시장 접근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6월 11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전량 미매각을 기록했다. 지방 미분양 확대와 PF 우발채무 부담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이 컸다.
 
최근 발행한 3000억원 규모 ABS는 이런 조달 다변화 흐름 속에서 나온 사례다. 준공을 앞둔 사업장의 공사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했고 하나은행 신용공여 등을 결합해 자체 신용등급(A0)보다 높은 최고등급 ‘AAA’를 받아냈다.
 
이번 ABS 발행은 시장에서도 의미 있게 받아들여졌다. 준공이 임박한 사업장의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 수준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AAA등급 ABS 발행 성공은 시장으로부터 회사의 신용도를 인정받은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철저한 현금흐름 관리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올해 본격적인 경영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시장 불안이 확산되던 당시 롯데건설은 유동성 우려가 집중된 건설사 가운데 하나였다. 지방 미분양 확대와 PF 시장 경색이 겹치면서 단기 자금 조달 부담이 급격히 커졌고 시장 신뢰 역시 흔들렸다. 이후 롯데건설은 차입 구조 재편과 PF 우발채무 축소에 집중하며 재무 안정화 작업을 이어왔다.
 
PF 부담은 최근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2022년 말 6조8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됐지만 최근에는 3조1000억원대로 줄었다. PF 유동화증권 매입펀드 등을 활용해 단기 차입 구조를 장기화한 점도 부담 완화에 영향을 줬다.
 
재무 지표도 일부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2022년 265% 수준에서 지난해 말 180%대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각각 3500억원, 총 7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현금성 자산 역시 1조원 이상으로 확대하며 단기 대응 여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시각도 나온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이자 부담과 조기상환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향후 현금창출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재무 부담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운전자본 회수를 통한 현금창출력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재무 부담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신종자본증권 발행 이후 대형 사업의 준공 및 분양성과 개선을 통한 현금창출력 확대와 재무안정성의 지속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가 부담 역시 주요 변수 중 하나로 평가된다. 국제 유가와 건설 자재 가격 상승이 장기화한다면 공사 원가 부담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앞세운 정비사업과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하며 현금흐름 안정성에 집중하고 있다.
 
재무 안정화와 함께 조직 효율화 작업도 병행 중이다. 최근 롯데건설은 장기근속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동시에 신입·경력 채용도 이어가며 조직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준공 사업장의 분양 성과와 현금 회수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재무 부담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원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건설이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 신뢰 회복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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