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2017년 1월 소송 시작 이후 약 7년 만의 결론이다.
대법원은 개정된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에서는 교섭 의무를 지닌 사용자를 하청 업체의 근로조건 등에 영향을 미치는 원청 회사까지 확대해 적용할 수 있지만 구 노동조합법 상에서는 원청 회사가 하청 근로자에 대한 교섭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025년 9월 개정된 개정 노동조합법에서는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 구체적 지배 결정을 할 수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본다는 내용이 추가됐다"며 "다만 신설 조항에 관해 경과 규정을 두지 않았으므로 이번 사건에는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전 사안이라면 원청의 사용자성은 '근로자를 지휘·감독하면서 근로를 제공받고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판례를 유지한 것이다.
이번 판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올해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 때문이다. 이번 판결은 법 시행 이후 처음 나오는 대법원 판단이라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했다.
노란봉투법은 원청 기업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경우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를 지도록 규정한다.
계약서상 고용주가 하청업체라 하더라도 실제로 일하는 방식이나 임금 수준을 원청이 좌우하고 있다면 원청도 교섭에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법 시행 이전 소송인 만큼 기존 노동조합법 기준으로 판단이 내려졌다.
다만 대법원이 원청도 실질적 사용자라고 판단하면 이는 노란봉투법이 적용되는 수많은 원·하청 관계에서 교섭 의무의 범위를 가늠하는 선례로 작용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이는 HD현대중공업뿐 아닌 조선·철강 등 하청 구조가 자리 잡은 업종 전반에 걸쳐 원청의 교섭 부담이 많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청노조는 지난 2016년, HD현대중공업이 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다며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과 2심은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다면서 HD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는 사이 올해 3월 노사 관계에서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이 시행됐다.
개정법은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했다.
이에 하청노조의 원청 사업장에 대한 교섭 요구가 이어지면서 원·하청 간 갈등도 불거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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