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생활경제

"美, 中 바이오 숨통 끊는다"…K-바이오, 역대급 '반사이익' 오나

안서희 기자 2026-05-23 09:00:00

라이선스 계약 1360억 달러 시대, 美 IP 유출에 '급제동'

제조 노하우부터 R&D 역량까지 전방위 규제…'차이나 엑시트' 현실화하나

글로벌 빅파마들 '대체 파트너' 찾기 분주…한국 기업 몸값 치솟나

[사진=AI 이미지 생성]

[경제일보] 미국 정치권이 반도체, 인공지능(AI)에 이어 ‘바이오기술(Biotech)’을 중국에 대한 자본 통제의 칼날 위에 올렸다. 미국 자본과 지적재산권(IP)이 중국 바이오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 중국의 '바이오 굴기'를 자극하고 있으며 이를 방치할 경우 향후 의약품 공급망을 중국에 종속당하는 국가 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23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존 물레나르 의원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에게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지난해 통과돼 현재 세부 시행령을 마련 중인 ‘포괄적 해외투자 국가안보법(COINS Act)’의 투자 금지 대상에 바이오기술을 전격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COINS법은 미국 자본이 우려 국가(중국 등)의 첨단 기술 분야로 유입되는 것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제정된 아웃바운드(해외) 투자 규제 법률이다. 

물레나르 위원장은 서한에서 “미국은 현재 중국과 치열한 바이오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선스 계약, 합작 투자, 지분 투자 등을 통해 미국 자본이 중국 바이오기업으로 유입되면서 중국의 전략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치권이 이처럼 다급하게 나선 배경에는 글로벌 제약사와 중국 바이오 기업 간의 ‘밀월 관계’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최근 미국 대형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은 중국 헝루이 제약과 무려 15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핵심 지적재산권을 중국에 이전하기로 했다. 이 같은 국경 간 라이선스 계약 규모는 지난해 기준 무려 1360억 달러(약 185조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전 세계에서 성사된 5000만 달러 이상의 대형 제약 라이선스 계약 중 48%가 중국 기업과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만 해도 이 비중이 ‘0%’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수년 만에 중국 바이오 업계가 미국 자본과 기술을 흡수하는 블랙홀로 성장한 셈이다.

물레나르 위원장은 "미국 자본과 IP가 중국의 혁신 공급망 장악을 가속화하는 것을 막지 못하면 과거 희토류나 반도체 일부 공급망에서 겪었던 장기적·전략적 의존 위험을 바이오 분야에서도 똑같이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재무부가 이 권고를 받아들여 COINS법 시행령에 바이오기술을 추가할 경우 △제약 지적재산권 △신약 개발 플랫폼 △임상 R&D 역량 △바이오의약품 제조 및 상용화 노하우 등 전 방위적인 거래가 규제 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사실상 미국 자본을 기반으로 한 중국 바이오 기업의 스케일업은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미국의 규제로 중국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및 바이오텍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퇴출당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을 비롯한 국내 우수 바이오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대체 파트너로 한국 기업들이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의 블록화가 심화되면서 국내 기업들 역시 대중국 지분 투자나 기술 협력 시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미국이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까지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규정하면서 글로벌 생명공학 산업의 패러다임은 격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