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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D, 페라리 계기판에 100㎜ 홀 뚫었다…업계 최초 OLED 단독 공급

정보운 기자 2026-05-26 17:52:14

HIAA 기술·박막봉지 설계 적용

화질 균일성·신호 안정성 확보

페라리가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통해 완전 공개한 전기 스포츠카 '페라리 루체'의 드라이버 비너클 모습 [사진=페라리]

[경제일보] 삼성디스플레이가 페라리의 차세대 전기 스포츠카에 OLED 디스플레이를 단독 공급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차량용 화면을 넘어 기계식 계기판 감성을 구현한 입체형 OLED 구조까지 적용하며 미래형 디지털 콕핏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페라리가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공개한 전기 스포츠카 '페라리 루체(Ferrari Luce)'에 OLED 패널 4종을 단독 공급한다고 26일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OLED는 △12.9형 △12형 △10.1형 △6.3형 등 총 4종이다. 해당 패널은 운전자석 클러스터 역할을 하는 드라이버 비너클과 중앙 제어 패널, 뒷좌석 제어 패널 등에 적용된다.

이번 신차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업계 최초로 적용된 다층 구조 OLED 기반 드라이버 비너클이다. 비너클은 속도계와 주행 정보 등을 표시하는 클러스터 구조물이다.

루체에는 12형 OLED와 12.9형 OLED를 입체적으로 겹쳐 배치하는 '멀티 레이어드 디스플레이(multi-layered display)' 구조가 적용됐다. 하단 패널에는 기본 배경과 계기판 눈금이 표시되고 상단 패널은 실시간 토크 정보와 경고등, 팝업 메시지 등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특히 상단 OLED에는 직경 약 100㎜ 규모의 대형 원형 홀(Big Hole) 3개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실제 기계식 바늘이 패널 사이 공간에서 움직이며 기존 2차원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차별화된 입체감과 아날로그 감성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루체 프로젝트가 차량용 OLED가 단순 디스플레이를 넘어 차량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 자체를 바꾸는 핵심 부품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내부를 '디지털 콕핏' 중심으로 재구성하면서 자유로운 디자인 구현이 가능한 OLED 채택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고난도 '빅 홀(Big Hole)' 가공 기술과 HIAA(Hole in Active Area) 기술력을 적용했다.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 홀보다 약 20배 큰 크기의 홀을 구현하면서도 화질 균일성과 신호 안정성을 유지한 것이 핵심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OLED 유기물 보호를 위한 박막봉지(TFE) 기술과 신호 왜곡 최소화 설계를 함께 적용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홀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한 이후 관련 특허만 500건 이상 확보하고 있다.

10.1형 OLED가 적용된 중앙 제어 패널 역시 기계식 요소와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구조로 설계됐다. 시계와 스톱워치, 나침반 등을 표시하는 멀티그래프 영역에는 실제 기계식 바늘 3개가 OLED 홀 구조를 통해 회전 작동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가 LCD 대비 자유로운 형태 가공과 얇은 두께 구현이 가능해 차량 디자인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OLED는 필요한 픽셀만 점등하는 구조인 만큼 차량 전력 효율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루체 프로젝트에서 가장 구현 난도가 높았던 부분은 OLED 패널에 대형 홀(Big Hole)을 적용하면서도 다층 구조 디스플레이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기술이었다.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 홀 대비 훨씬 큰 수준의 원형 홀을 적용해야 하는 만큼 OLED 유기물 보호와 화질 균일성 유지, 신호 왜곡 최소화 등을 동시에 해결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다층 OLED 구조에서는 서로 겹쳐진 패널 간 정밀한 신호 제어와 구조 설계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홀 디스플레이와 멀티 레이어 기술 구현 과정에서 장기간 축적해온 HIAA(Hole in Active Area) 설계·제조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루체에 적용된 다층 OLED와 빅 홀 기술이 향후 다른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실제 적용 여부는 완성차 업체별 디자인 방향성과 차량 콘셉트, 사용자 경험 전략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르네스토 라살란드라 페라리 최고연구개발총괄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을 추구하는 루체의 디자인 철학을 완벽하게 구현했다"며 "페라리 헤리티지와 미래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디지털 콕핏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형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 겸 부사장은 "루체 프로젝트는 OLED가 구현할 수 있는 디자인 자유도와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앞으로도 미래형 차량 디자인 혁신을 위한 다양한 OLED 솔루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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