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부동산 가격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청년층의 주택시장 진입 문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39세 이하의 거주 주택 보유율은 관련 통계 개편 이후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고, 50대·60대 이상과의 격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주택시장 진입 여부가 자산 격차를 키우는 구조가 뚜렷해지면서 청년·신혼부부 금융 지원과 초고가 주택 세제 개편이 부동산 정책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층의 거주 주택 보유율은 전년보다 2.4%포인트 낮아진 27.7%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현재 기준으로 개편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처음으로 30% 아래로 내려갔다.
청년층 주택 보유율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40.7%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최고점과 비교하면 13%포인트 낮아졌다. 집값 상승으로 초기 자금 부담이 커진 데다 대출 한도까지 줄면서 청년층이 주택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장년층의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난해 50대의 주택 보유율은 63.5%, 60세 이상은 68.5%였다. 각각 전년보다 0.6%포인트, 0.4%포인트 낮아졌지만 청년층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크지 않았다.
세대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50대와 39세 이하의 주택 보유율 차이는 35.8%포인트로 나타났다. 60세 이상과 39세 이하의 격차는 40.8%포인트에 달했다. 두 지표 모두 2017년 이후 최대다.
주택 보유 격차는 순자산 격차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39세 이하 가구의 순자산은 2억1950만원으로 전년보다 0.9% 줄어든 반면 50대 순자산은 5억5161만원으로 7.9% 늘었고 60세 이상은 5억3591만원으로 3.2% 증가했다.
계층 간 주택 보유 격차도 확대됐다. 지난해 순자산 하위 20%인 1분위의 주택 보유율은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인 6.8%에 그쳤다. 1분위 주택 보유율은 2017년 10.3%, 2018년 10.6%였지만 이후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이와 달리 순자산 상위 20%인 5분위의 주택 보유율은 지난해 84.2%에 달했다. 2017년 84.5%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고 이에 따라 순자산 상·하위 20%의 주택 보유율 격차는 77.4%포인트로 벌어졌다.
보유 주택 가격의 경우 지난해 순자산 5분위의 거주 주택 평균 가격은 6억8677만원이었다. 순자산 1분위 평균은 585만원에 그쳤다. 상위 20%가 보유한 거주 주택 가격이 하위 20%의 117배를 넘은 것이다.
주택시장 진입 여부가 세대와 계층 간 자산 격차를 키우면서 정책 처방을 둘러싼 의견도 갈리고 있다.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층에는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초고가 주택과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신혼부부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주택 가격에 따라 대출 한도가 2억원, 4억원, 6억원으로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당장 자금이 부족한 신혼부부가 주택시장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세제 개편을 통해 고가 주택 쏠림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가 종합부동산세 논의의 핵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강한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세금만으로 자산 격차를 줄이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자산 격차의 핵심은 주택시장에 진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세제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동소득 증가율이 자산소득 증가율을 따라잡을 수 있어야 근본적인 격차 완화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청년층 주택 보유율 하락은 단순한 세대별 통계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집을 가진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 자산 상위층과 하위층의 격차가 동시에 벌어지는 구조적 문제다. 정부가 실수요자 금융 지원과 고가 주택 세제 개편, 공급 확대를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향후 주거 사다리 복원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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