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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감 이슈] 반복되는 가계부채

권석림 기자 2026-09-21 17:00:00
[자료=국회입법조사처]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택시장과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가계대출을 둘러싼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는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로 낮추고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안정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경직적인 총량 관리가 서민·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제2금융권 등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주택 매매가 늘어난 데다 주식 투자 관련 대출 수요까지 겹치면서 가계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

금리와 부동산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다주택자의 투기적 대출 수요와 규제 우회 가능성도 남아 있다.

특히 주택 매매계약 이후 실제 대출이 실행되기까지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도 변수다.

제2금융권 기타 대출이나 이른바 ‘빚투’ 성격의 신용대출까지 확대될 경우 당분간 대출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순히 특정 시점의 대출 증가율만으로 위험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정감사에서는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는 데 정책 역량이 집중되면서 정작 차주의 상환능력과 대출의 질, 취약 차주의 부실 위험 등 구조적 위험에 대한 대응이 충분한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연간 목표치를 지키는 데 집중한 나머지 서민과 실수요자의 정상적인 주택자금 조달까지 위축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확인해야 한다.

정부도 총량규제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개별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관리 실적을 집계할 때 서민금융과 중금리대출 취급 물량을 일정 부분 제외하는 보완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연간 총량 소진율이 이미 80%에 육박하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제한적인 인센티브만으로 금융회사들이 취약 차주에 대한 신용 공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금융회사 처지에서는 전체 대출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차주에게 대출을 늘릴 유인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보완책이 실제 서민·중금리대출 공급 증가로 이어졌는지, 금융회사의 대출 취급 행태가 변화했는지 실적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정책대출 비중 축소와 서민금융 공급 확대라는 서로 다른 목표가 충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정감사에서는 총량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풍선효과와 취약 차주 부실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또한 매년 반복되는 총량 관리 목표와 시장 상황에 따른 수정이 중장기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하지 않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목표 수치 달성에만 머물고 있는지, 아니면 차주의 상환능력과 금융회사의 건전성, 주거 안정까지 고려한 실질적인 위험 관리 체계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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