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건설

공급 절차 줄이자는 여야 법안…국토위 공전에 심사 지연

한석진 기자 2026-07-29 15:49:53

6월 이후 국토위 소관 법안 63건 발의

타당성 평가·주민 동의 등 사업 병목 완화 담아

상임위 통과한 공급대책 법안 9건도 본회의 대기

서울 강남구 도곡우성아파트 단지에 조합과 롯데건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우용하 기자]

[경제일보] 매매와 전세, 월세 가격이 함께 오르는 ‘트리플 강세’ 속에 주택공급 확대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관련 법안의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공공주택과 소규모 정비사업의 절차를 줄이기 위한 법안이 여야에서 잇따라 발의됐지만 국토교통위원회 활동이 사실상 멈추면서 논의가 미뤄지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발의된 국토위 소관 법안은 63건이다. 지난 5월 전반기 국회가 마무리된 뒤 상임위 일정이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으면서 신규 법안뿐 아니라 이미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도 후속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상임위 심사를 마친 뒤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은 법안은 13건이다. 이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주택공급 대책을 뒷받침하는 법안은 지난해 9·7 대책 관련 8건과 올해 1·29 대책 관련 1건 등 9건이다.
 

새로 발의된 공급 법안들은 사업성 평가와 후보지 선정, 조합 설립, 기반시설 확보 등 주택사업 초기 단계의 지연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안별 대상은 다르지만 공급계획이 착공으로 넘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자는 취지는 같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은 지방개발공사가 추진하는 공공주택지구 조성과 건설사업에 대해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 평가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공공주택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지만 지방개발공사는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에 별도의 타당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 개정안은 기관별로 다른 절차를 정비해 지방공기업의 공공주택사업을 앞당기자는 취지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은 일정 비율 이상의 주민이 도심 공공주택 복합지구 후보지 선정을 건의하면 시장·군수·구청장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정권자에게 요청하도록 했다.
 

주민 동의가 일정 수준을 넘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하지 않으면 후보지 선정 절차가 시작되지 않는 문제를 보완하려는 내용이다. 주민의 사업 추진 의사를 행정 절차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의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은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소규모재개발사업의 조합 설립에 필요한 토지면적 동의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대규모 토지를 가진 일부 소유자가 반대하면 소유자 수 기준을 충족하고도 토지면적 기준을 넘지 못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를 줄이자는 취지다. 동의 요건을 낮추는 만큼 반대 소유자의 재산권을 보호할 장치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도시개발법 개정안은 개발구역 주변에 공원과 녹지가 충분한 경우 사업지 안에 공원녹지를 별도로 조성하지 않고 관련 비용을 내는 방식으로 의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주변 기반시설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지마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주택용지가 줄고 사업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급물량 확대와 생활환경 유지 사이에서 적용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가 쟁점이다.
 

주택공급은 법이 개정된 직후 시장에 물량이 나오는 분야가 아니다. 후보지 선정과 주민 동의, 지구 지정, 인허가와 보상을 거쳐 착공과 입주까지 이어지려면 여러 해가 걸린다.
 

국회의 입법 지연도 당장의 공급량보다 향후 착공과 입주 일정에 영향을 준다. 공급 부족이 확인된 뒤 대책을 마련해도 실제 주택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배경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7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민간 용적률 상향과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택 멸실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급 확대 효과와 시장에 미칠 영향을 국회 논의를 통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법안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만으로 공급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타당성 평가를 면제하면 사업기간을 줄일 수 있지만 사업성과 지방공기업의 재정 부담을 점검할 대체 절차가 필요하다.
 

주민 동의 요건과 공원녹지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도 사업 속도와 재산권 보호, 주거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공급 시기를 앞당기면서 기존 검증 장치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국토위 심사의 핵심이다.
 

정부의 공급대책이 실행되려면 국회의 입법과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여야가 공급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관련 법안을 발의한 만큼 국토위가 심사를 재개해 법안별 효과와 보완책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할 시점이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