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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정비사업 시공사 교체의 역풍…조합원 부담 키우는 부메랑 되나

우용하 기자 2026-08-06 09:21:14

상대원2구역, 시공사 교체 제동…DL이앤씨 지위 유지

상계주공5단지는 새 시공사 찾았지만 공사비·배상금 늘어

공사비·브랜드 조건보다 해지 비용 먼저 따져야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부지 전경 [사진=성남시]

[경제일보] 조합이 공사비를 낮추거나 브랜드·금융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선택한 시공사 교체가 오히려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시공사와의 법적 다툼으로 착공이 늦어지는 사이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불어나고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까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정비업계에서는 새 시공사의 제안 조건뿐 아니라 계약 해지 이후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최근 경기 성남시 상대원2구역 재개발조합이 DL이앤씨에 통보한 공사도급계약 해지의 효력을 정지했다. 가처분 결정에 따라 DL이앤씨는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게 됐으며 계약 해지의 적법성은 본안 소송에서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상대원2구역 조합은 공사비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등을 놓고 DL이앤씨와 갈등을 빚은 끝에 계약 해지를 의결했다. 이후 지난 5월 총회에서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DL이앤씨가 해지 사유와 총회 절차를 문제 삼아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사업은 다시 법정 공방 국면으로 들어갔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에 지하 12층~지상 29층, 43개 동, 4885가구를 조성하는 대형 재개발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약 1조9000억원 규모다. 이주와 철거를 마치고 착공을 준비하던 단계에서 시공사 교체가 추진된 만큼 분쟁 장기화에 따른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회사는 지난 3월 박상신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3.3㎡당 682만원의 확정 공사비와 6월 착공을 제안했다. 착공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합원당 3000만원을 보상하겠다는 조건도 제시했지만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분쟁으로 시한을 넘기면서 당시 조건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졌다.
 
시공사 교체에 들어가는 비용은 새 계약의 공사비 차액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업체가 해지에 반발하면 시공사 지위와 손해배상 책임을 둘러싼 소송이 이어진다. 새 업체를 선정하고 설계와 계약 조건을 다시 조정하는 동안 사업비와 이주비 이자도 늘어난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는 이런 부담이 실제로 드러난 사례다.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은 2023년 GS건설과 3.3㎡당 650만원에 계약했지만 높은 분담금 등을 이유로 같은 해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한화 건설부문을 새 시공사로 선정해 지난 4월 기존 계약보다 약 70만원 오른 3.3㎡당 720만원에 도급계약을 맺었다.
 
물론 두 계약은 공사 시점과 세부 조건이 달라 인상분 모두를 시공사 교체의 결과로만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은 별도 부담으로 남았다.
 
서울중앙지법은 GS건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청구액 146억원 가운데 22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연이자 3억4000만원을 더해 지급한 금액은 총 25억4000만원이다. 시공사를 다시 정하는 동안 오른 공사비에 손해배상금까지 더해진 것이다.
 
과거 정비사업에서도 비슷한 비용은 여럿 발생해 왔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은 기존 IPARK현대산업개발(당시 HDC현대산업개발) 대신 삼성물산을 새 시공사로 선정한 뒤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3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방배5구역도 GS건설·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 컨소시엄과 계약을 해지하고 현대건설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약 7년에 걸친 소송 끝에 이전 시공단에 525억원을 지급했다.
 
서울 서초구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은 비슷한 갈등의 출발점에 서 있다. 조합이 지난해 선정한 대우건설의 시공사 지위를 최근 취소하자 회사는 소송 제기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면 새 시공사를 뽑는 일정과 사업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총회에서 교체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해지 사유와 경제적 실익을 함께 검증하는 일이다. 새 시공사의 제안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소송 가능성과 예상 배상액, 재선정 기간, 그사이 늘어날 공사비와 금융비용까지 계산해야 한다. 공사비가 계속 오르는 시기에는 시공사를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 자체가 조합원이 부담할 사업비가 된다는 점에서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사 교체는 사업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지 갈등을 해결하는 만능카드는 아니다”며 “계약 해지에 따른 책임과 재선정 기간, 추가 공사비까지 따져 실익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지 않으면 사업만 늦어지고 부담은 조합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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