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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권한 이양에 반발…"실효성 떨어져"

우용하 기자 2026-08-24 14:01:57

당정,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권한 기초단체장 이양 추진

서울시 "9개 인허가 중 이미 7개 자치구가 담당" 반박

구역지정 분산 땐 도시계획 정합성·공공기여 기준 혼선 지적

서울시청에서 김동구 건축기획관 직무대리가 500세대 이하 자치구 권한이양 관련 서울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정부·여당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기초자치단체장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자 서울시가 실효성이 낮다며 반발했다. 당정은 소규모 정비사업의 의사결정 단계를 줄여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실제 인허가 구조상 사업기간 단축 효과가 크지 않고 자치구별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맞섰다.
 
24일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여당의 정비사업 권한 이양 방안에 대해 “서울의 정비사업 현장을 제대로 모르는 구호”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500가구 이하 사업의 권한을 자치구로 넘긴다고 해서 공급 물량이 크게 늘거나 사업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기 어렵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앞서 당정은 전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기초단체장에게 이양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울 25개 구청장의 요구를 종합한 결과라며 관련 법안을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도 추가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재도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 상당 부분이 자치구에 있다는 점을 들어 당정 방안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사업의 주요 인허가 9개 가운데 조합설립과 사업시행, 관리처분 등 7개는 이미 자치구가 담당하고 서울시가 맡는 절차는 구역지정을 위한 심의와 사업시행 단계의 통합심의 등 2개라는 설명이다. 서울시 처리기간도 전체 인허가 기간의 2.7% 수준이라고 밝혔다.
 
구역지정 권한까지 자치구로 이양할 경우 광역 도시계획의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서울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생활권인 만큼 개별 자치구가 정비구역을 결정하면 서울시 상위계획과의 정합성이 떨어지고 자치구별 판단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공공기여 비율과 용도 기준이 자치구마다 달라지면 사업장 간 형평성 문제나 특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자치구별로 사업성이나 주민 요구를 우선 반영할 경우 과밀개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개별 조합의 수익성 요구와 주민 찬반 갈등에 따라 도시계획 기준이 달라지면 오히려 사업 조정 과정이 길어지고 장기적으로 주거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권한 이양이 실제 공급 확대 효과로 이어지려면 대상 사업의 규모와 현재 처리 절차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500가구 이하 사업은 서울 전체 정비사업 가운데 일부에 그치는 만큼 권한 조정만으로 공급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구역지정은 주변 교통과 학교, 기반시설 수용 능력 등을 함께 살펴야 하는 단계여서 광역 차원의 조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려면 권한 이양보다 현장에서 사업 추진을 가로막는 규제를 먼저 손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등을 대표적인 병목으로 꼽았다. 정부가 8·13 공급대책에서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고 이주비 대출의 주택담보인정비율 산정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지만 서울시는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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