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년 식의약 안전관리 예산으로 8829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 8320억원보다 509억원(6.1%) 늘어난 규모다. 해외직구 식품과 마약류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식품·의약품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바이오의약품 등 국내 식의약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재정을 투입한다.
1일 식약처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은 △안심 먹거리·건강한 식생활 환경 조성 △식의약 안전 시스템의 디지털·AI 전환 및 고도화 △K-식의약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모두가 누리는 식의약 안심일상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편성됐다.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분야는 안심 먹거리와 건강한 식생활 환경 조성이다. 관련 예산은 2044억원으로 책정됐다. 온라인 쇼핑과 새벽 배송을 통한 농산물 유통이 빠르게 늘면서 수도권에 이어 경상권과 전라권에도 농산물 신속검사센터를 각각 1곳씩 추가 설치한다. 소비자에게 배송되기 전에 부적합 농산물을 걸러내 식품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해외직구 식품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해외직구 식품 구매·검사 건수를 1만건까지 확대하고 전담 인력을 확보해 마약류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위해 우려 제품을 집중 관리한다. 부적합 발생 등 사전 안전관리가 필요한 해외 식품 제조업소에 대한 현지실사도 올해보다 2배 확대한다.
오는 12월 시행 예정인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표시제에 대비해 해외 제조업소의 GMO 원료 관리 실태도 점검한다. 내년 충청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에 대비해서는 노후화된 식중독 신속검사 차량을 교체하고 현장 위생지도와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식의약 안전관리 체계를 디지털과 AI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에도 708억원을 배정했다. 눈에 띄는 사업은 마약류중독자관리시스템 구축이다. 내년 처음 46억원을 투입해 치료와 재활 이력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한다. 상담 정보를 학습한 AI를 활용해 재발 위험군을 조기에 찾아내고 사법 단계부터 치료·재활까지 필요한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식품 분야의 AI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AI 기반 식품정보시스템 통합 구축 예산은 올해 8억원에서 내년 115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현재 분산돼 있는 16종의 식품 분야 정보시스템을 AI 기반으로 통합해 민원과 행정업무를 자동화하고 국민에게는 건강한 식생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식품업계에는 24시간 규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의약품 허가·심사에도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다. 관련 보조 시스템 구축에 55억원을 투입하고 적용 대상을 바이오의약품과 자료제출의약품까지 확대한다. 신약과 바이오의약품의 허가·심사 과정에서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국내 식의약 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데는 1752억원이 투입된다. K-푸드의 이슬람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할랄 인증기관 운영 등에 20억원을 배정하고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등에 대한 규제 지원에도 58억원을 투입한다.
글로벌 의약품 인허가 심사와 관련한 규제 기술지원에는 48억원, 국내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의 품질 인증 기반 구축에는 49억원을 각각 편성했다. 화장품 안전관리 강화에는 84억원을 배정했다.
희귀·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 지원 예산은 올해 75억원에서 내년 80억원으로 늘어난다.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기술개발과 제품화 연구에는 내년부터 50억원이 새롭게 투입된다.
마약류 대응 예산도 크게 늘어난다. 마약류 안전관리 강화 예산은 올해 97억원에서 내년 119억원으로 증가하고 마약퇴치운동본부 지원에는 178억원이 배정됐다. 하수역학 기반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지역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신종 마약류를 포함한 불법 마약류의 사용 실태를 파악하고 지역별 마약류 확산 양상을 추적할 계획이다. 오는 2030년까지는 ‘마약류 관리법’에 따라 관리 대상이 되는 모든 마약류의 표준물질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식약처의 내년 예산안은 단순히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관리 예산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관리체계를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동시에 해외직구와 마약류 등 새롭게 커지는 안전 위협에 대응하고 바이오의약품과 K-푸드 등 국내 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이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되면 국민주권정부의 국정과제와 주요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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