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에코트리아 클라로 300으로 만든 화장품용기와 대용량 용기. [사진=SK케미칼]
[경제일보] 각국에서 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유도하는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버려진 페트병이 화장품 용기와 생수병, 레코드판 등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SK케미칼이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앞세워 순환재활용 소재의 적용 영역을 소비재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5일 SK케미칼에 따르면 화학적 재활용 PET 소재인 ‘스카이펫 씨알(SKYPET CR)’은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미쟝센 등 약 20종의 제품 패키지에 적용돼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설화수 순행 클렌징오일과 클렌징폼, 미쟝센 샴푸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화장품 업체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에스티로더컴퍼니즈와 순환재활용 솔루션 공급을 위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고 SKYPET CR을 포함한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가 재활용 소재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재생원료 관련 규제 강화와 함께 품질 향상이 있다. 화장품 용기는 내용물 보호뿐 아니라 투명도와 외관 등 디자인 완성도가 중요해 재활용 소재도 기존 플라스틱에 가까운 물성이 요구된다.
SKYPET CR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원료 단계로 되돌린 뒤 다시 중합해 PET를 만드는 방식이다. 단순 분쇄 방식과 달리 기존 사용 이력이나 불순물 영향을 줄여 신규 PET와 유사한 수준의 투명성과 품질을 구현할 수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거나 권장하는 규제가 확대되는 가운데 SKYPET CR은 재활용 소재임에도 기존 석유 기반 PET와 거의 동등한 물성을 구현하고 있다”며 “신규 PET와 동등한 수준의 투명성과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화장품 업체들이 채택하는 주요 이유”라고 했다.
적용처는 화장품 용기를 넘어 식음료와 생활용품으로 넓어지고 있다. SK케미칼은 제주삼다수 생수병에 SKYPET CR을 공급하고 있으며 오뚜기 돈가스·스테이크 소스 리뉴얼 패키지에는 화학적 재활용 PET가 100% 적용됐다.
레코드판과 자동차 부품에도 활용되고 있다. SK케미칼은 글로벌 음반 제작업체 소노프레스와 100% 재활용 소재로 만든 ‘에코레코드’를 공동 개발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폐차에서 회수한 에어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헤드라이너로 다시 활용하는 모델을 선보였고, 재활용 PET 기반 시트와 차량용 매트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SK케미칼은 이 같은 적용처 확대를 순환재활용 사업의 성장 기반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순환재활용 소재와 바이오 소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2040년 환경 영향 저감 소재 제품의 매출 비중을 9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화학업계가 고부가·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는 가운데 재활용 기술의 경쟁력도 개발 자체보다 실제 제품에 얼마나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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