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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경제일보] 빵 넘어 IP를 판다…편의점, 1030 잡는 '팬덤 플랫폼'으로

정보운 기자 2026-09-29 07:38:48

민음사빵 141만개·리센느빵 나흘 만에 10만개…굿즈가 점포 방문 견인  

LoL 카드까지 영역 확대…출점 경쟁 넘어 콘텐츠·반복구매 경쟁으로

CU, 리센느와 브랜드 캠페인 [사지=BGF리테일]

[경제일보] 편의점이 식음료를 파는 공간에서 팬덤과 지식재산권(IP)을 유통하는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 빵 안에 책갈피와 포토카드를 넣고 스포츠·게임 IP를 트레이딩카드로 판매하면서다. 상품 하나를 파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팬덤을 점포로 끌어들이고 앱 재고조회와 반복구매까지 연결하는 전략이다.

GS25가 지난달 선보인 ‘민음사빵’은 지난 22일 기준 누적 판매량 141만개를 기록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 시집을 활용한 투명 책갈피 20종을 무작위로 넣은 것이 흥행을 이끌었다. 일부 인기 상품은 입고 직후 품절됐고 재고를 확인하려는 고객이 몰리면서 우리동네GS 앱 접속 대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구매층도 뚜렷했다. GS25에 따르면 민음사빵 구매 고객 중 20대 여성 26%, 30대 여성 2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책과 문장을 취향으로 소비하는 ‘텍스트힙’ 흐름을 편의점 상품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CU는 아이돌 팬덤을 공략했다. 걸그룹 리센느와 협업한 베이커리 제품은 출시 나흘 만에 약 10만개가 팔렸다. 첫 상품은 공급물량 3만개의 99%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판매됐고 같은 기간 CU 전체 빵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제품에는 멤버 포토카드 27종 가운데 1장이 무작위로 들어간다.

컬래버 상품의 매출 기여도도 커지고 있다. CU의 협업 베이커리 매출은 2024년 43.3%, 지난해 36.6% 증가했고 올해 1~8월에도 30.9%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차별화 베이커리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GS25 '민음사 빵'. [사진=GS리테일]

세븐일레븐은 수집형 카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23년 K리그 카드를 시작으로 EPL과 프로야구·농구·배구 등 스포츠 카드를 판매해 누적 1700만팩 이상을 팔았다. 지난 27일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첫 공식 실물 트레이딩카드 한국어판을 출시하며 게임 팬덤까지 공략하기 시작했다.

편의점들이 팬덤 상품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시장 성숙이 있다. 올해 상반기 GS25와 CU의 매출 격차는 283억원에 불과했다. 점포 확대만으로 선두를 가르기 어려워지면서 기존 점포에서 얼마나 많은 고객을 불러오고 구매 빈도와 객단가를 높이느냐가 중요해졌다.

팬덤 IP는 이런 경쟁에서 효율적인 수단이다. 원하는 책갈피나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같은 상품을 여러 차례 구매하고, 입고 점포를 찾기 위해 편의점 앱까지 이용한다. 한정판과 랜덤 굿즈가 상품 구매를 수집 소비로 바꾸는 구조다.

과거 편의점 컬래버가 유명 캐릭터를 패키지에 붙이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팬덤별 소비 방식을 상품 설계에 반영한다. 독서 팬에게는 책갈피, 아이돌 팬에게는 포토카드, 스포츠·게임 팬에게는 트레이딩카드를 제공하는 식이다.

편의점 1위 경쟁의 기준도 점포 수에서 콘텐츠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객이 가까워서 편의점을 찾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원하는 IP 상품을 사기 위해 특정 브랜드를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전국 점포망과 앱을 가진 편의점이 팬덤 상품의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29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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