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LS그룹 계열사들이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설비 수요에 대응해 북미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유타 배전반 생산능력을 3배로, 가온전선은 미국 송전 케이블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각사가 주력 제품의 현지 공급 기반을 키워 미국 고객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14일 각사 발표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유타 생산거점에 총 1억68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지난 3월 발표한 계획으로, 2030년까지 생산동 3개를 추가 건설해 배전반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배전반은 공급받은 전기를 필요한 설비로 나누고 전력 계통을 보호하는 장치다.
LS일렉트릭은 유타와 텍사스 배스트럽 캠퍼스를 중심으로 북미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북미 생산거점에 총 2억4000만달러를 투입해 영업·설계·생산·서비스를 아우르는 현지 사업 체계를 구축한다. 유타 투자도 이 계획에 포함된다.
가온전선은 미국 자회사 LSCUS를 통해 케이블 공급능력을 키운다. 지난 6월 발표한 투자액은 5000만달러로, 노스캐롤라이나주 타보로 공장에 생산라인 2개를 추가해 AI 데이터센터용 송전 케이블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한다.
당시 회사가 제시한 일정은 올해 10월 1차 라인, 내년 4월 2차 라인 가동이다. 가온전선은 6월 발표 당시 1차 증설 물량도 대부분 예약됐다고 설명했다. 설비를 늘리는 동시에 초기 공급 물량을 확보해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생산 확대는 미국 고객과의 장기 거래를 뒷받침한다. LSCUS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데이터센터용 버스덕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버스덕트는 금속 도체를 덮개 안에 넣어 대용량 전기를 전달하는 설비로,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 공급에 쓰인다.
LS전선은 지난 6월 안내에서 LSCUS의 3년 프레임 계약은 누적 공급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별도의 5년 프레임 계약은 2030년까지 최대 4조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다만 두 계약 모두 고객의 개별 발주에 따라 공급이 이뤄지는 구조다.
북미 공급망에는 멕시코 생산거점도 포함된다. LS전선은 지난 1월 멕시코 케레타로주 생산법인 LSCMX에 총 2300억원을 투자해 버스덕트 설비를 증설하고 자동차용 전선 공장을 새로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면서 북미 자동차 시장까지 공급처를 넓히는 투자다.
계열사들은 데이터센터로 전기를 보내는 케이블부터 전기를 분배하는 배전반, 내부에서 대용량 전력을 전달하는 버스덕트까지 다양한 제품을 공급한다. 다만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현재 미국 데이터센터 사업은 각사가 개별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여러 계열사 제품을 묶어 고객에게 제안하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지 생산 확대는 고객 대응력 강화와도 맞닿아 있다. 정현 가온전선 대표는 6월 투자 발표에서 “미국 현지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고객 대응력과 공급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기 공급 예상액이 그대로 확정 매출이 되는 것은 아니다. LS전선도 프레임 계약의 실제 공급 규모는 고객사의 투자 일정과 발주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설 효과 역시 공장 가동과 제품 공급이 진행되면서 실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각 계열사가 확보한 고객과 공급계약을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늘리는 만큼, 투자 성과도 개별 사업의 수주와 납품 실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늘어난 생산능력이 실제 발주와 얼마나 맞물리는지, 현지 공급 확대가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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