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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北김여정 "마주 앉을 필요 없다"…바이낸스 공방에 대미 압박 수위 높여

선재관 기자 2026-11-04 07:55:17

사흘 새 두 차례 담화…대화 거론하면서 적대시정책 철회 요구

美 국무부 "北 사이버범죄는 세계적 문제"…무기개발 자금 조달 지적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바이낸스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미국에 거듭 반발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였다. 대화를 선택지로 언급하면서도 미국이 대결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면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해킹 책임을 둘러싼 공방에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 부장이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평화 수호를 위한 선택지에 대화가 포함돼 있지만, 북한의 국가이익과 반드시 동일시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 부장은 미국이 지속적으로 보내는 적대적 신호가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을 여러 측면에서 재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낸스 사건도 우연하거나 고립된 사안이 아닌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연장선에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적대시정책 포기가 모든 문제 해결의 대전제이자 기본 열쇠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화를 말하면서도 대결정책과 군사동맹 강화 등을 고수하는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며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명백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강경 대응도 시사했다. 김 부장은 미국의 적대시정책 실행에서 새로운 기록이 세워지는 현실에 북한의 “반사적 대응에서도 새로운 기록들이 창조되여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대응 수단이나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바이낸스 사건과 관련한 김 부장의 담화는 지난 2일에 이어 사흘 새 두 번째다. 앞선 담화에서는 미국의 배후 지목을 정치적 도발이자 낭설이라고 부인했다. 이번에는 대화의 조건과 대응 경고를 함께 제시하며 논점을 대미관계 전반으로 넓혔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31일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60억달러 이상의 가상자산 탈취를 북한 소행으로 발표했다. 관련 사이버 활동을 ‘트레이더트레이터’로 지칭하고, 탈취 자산이 주로 이더리움으로 전환되는 정황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거래소와 블록체인 분석업체 등에는 관련 지갑 주소를 통한 거래를 차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북한의 부인 이후에도 사이버범죄 대응 입장을 유지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 연합뉴스에 북한의 사이버범죄는 세계 각국의 기업과 관할권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 문제라고 밝혔다.

북한이 국제 제재를 우회하고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이버범죄에 의존하고 있으며, 가상자산 탈취와 자금세탁이 그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는 주장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북한의 연루 여부를 알아보고 있다면서 북한 소행으로 확인되면 이 문제를 북한과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책임을 부인하며 미국의 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김 부장의 대화 언급에도 불구하고, 이번 담화에서 회담 제안이나 접촉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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