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세금은 내지만 건강보험료를 산정할 때는 빠지는 소득을 놓고 부과체계 개선 논의가 다시 떠올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부 분리과세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를 추진 과제로 제시하면서다. 소득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부담을 조정하겠다는 취지지만, 금융상품별 부과 방안까지 구체화한 단계는 아니다.
4일 건보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주요 업무 추진현황’에 따르면 공단은 보험료 부담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로 ‘미부과(분리과세)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 추진’을 보고했다.
분리과세는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원천징수 등으로 납세 의무를 마치는 방식이다. 세법상 과세 대상이어도 건강보험료 산정에는 반영되지 않는 소득이 있어, 월급이나 사업소득으로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분리과세 소득에 모두 보험료가 붙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과 연 1000만원을 초과하는 이자·배당소득 등은 이미 부과체계에 반영된다. 소득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적용 기준이 다른 구조다.
일용근로소득은 지역가입자 보험료에 반영되지 않는 대표적인 항목이다. 국세청에는 지급명세서가 제출돼 소득을 파악할 수 있지만, 보험료 산정에 활용되는 범위는 다르다. 일용근로자도 고용 형태와 근로기간 등에 따라 직장가입자가 될 수 있어, 일용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세금 부담 역시 소득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일용근로소득은 하루 15만원을 공제한 금액에 6% 세율을 적용한 뒤 산출세액의 55%를 근로소득세액공제로 차감한다. 세법상 분리과세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근로자에게 실제 납부세액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소득 부과 확대에는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관련 보도에 대한 설명자료에서 분리과세 금융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거나 결정한 바 없다고 밝혔다. 공단 업무보고만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특정 펀드 수익에 보험료가 새로 붙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보험료 부과 범위를 넓히면 소득이 있는 가입자 사이의 부담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반면 소액 소득자나 은퇴자의 부담이 늘고 피부양자 자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소득별 공제와 부과 기준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복지부는 부과체계 개선에 대해 국민의 보험료 부담과 가입자 간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추진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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