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주요 상장 건설사들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에 나섰다. 비용 통제와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는 보수적 경영 기조 속에서도 주주가치 제고 정책은 확대하는 모습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200억원에서 180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상정했다. 임원 보수 한도는 줄였지만 배당 규모는 늘렸다. 삼성물산은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800원, 우선주 1주당 2850원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총 배당금은 4582억원으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 관계사 배당수익의 일정 비율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최소 배당 수준을 유지하는 기존 정책의 연장선이다.
현대건설도 비슷한 방향을 택했다. 현대건설은 주주총회 소집공고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전년과 같은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보수 한도는 확대하지 않았다. 대신 배당을 늘렸다. 현대건설은 보통주 1주당 800원, 우선주 850원을 지급하기로 했고 총 배당금은 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3% 증가했다. 해외 수주 확대와 신사업 기대감이 반영된 주가 상승세 속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GS건설도 배당 확대 흐름에 동참했다. GS건설은 이사 보수 한도를 전년과 같은 130억원으로 유지하고 보통주 1주당 5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총 배당금은 424억원 규모다.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지만 배당 총액은 오히려 늘었다. 최근 중장기 배당 정책을 조정해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 대비 배당 성향을 기존보다 높인 영향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향후 3년간 연결 기준 순이익의 25%를 현금 배당하겠다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결산배당은 보통주 890원, 우선주 940원으로 결정됐다. 배당 총액은 371억원으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앞선 건설사들이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환원에 나섰다면 대우건설은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이 회사는 2009년 이후 17년째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일 대우건설은 이사회에서 자사주 471만5000주를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3일 종가 기준 약 420억원 규모이며 소각 예정일은 3월 18일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자사주 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제고함으로써 주식 가치를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한 조치다”라며 “발행주식 총수 감소에 따른 주당 가치 상승 효과가 기대되고 이는 주주가치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이 배당에 조심스러운 배경에는 최근 실적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2024년 연결 기준 약 40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약 81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고원가 주택 현장의 추가 비용과 해외 프로젝트 손실이 실적에 반영된 영향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주주환원 확대와 내부 비용 관리라는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건설 경기 둔화와 원가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무리한 사업 확대보다는 재무 안정성을 우선하면서도 정부 정책에 맞춰 투자자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배당과 자사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 경쟁뿐 아니라 기업가치 관리도 중요한 경영 과제가 됐다”며 “배당 정책이나 자사주 정책을 통해 투자자와의 신뢰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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