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중동 지역 무력 충돌이 확산되며 글로벌 해상 물류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요 해운사들이 중동 노선 운항을 잇따라 조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중동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험이 커짐에 따라 중동 지역에 대한 신규 화물 예약을 일시 중단하고 일부 항로에 대해 우회 운항(Deviation) 조치를 시행한다.
HMM은 지난 11일 화주 고객에게 발송한 공지를 통해 현재 중동 지역에서 선박과 선원, 화물의 안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중동 지역 신규 예약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중동 지역으로 운송 중인 화물에 대해서는 기존 항로 대신 안전한 대체 항만으로 우회하는 조치가 적용된다. 우회 운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에 따라 컨테이너당 1000달러의 비용이 부과된다. 해당 조치는 현재 인도~중동 항로를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 3척에 적용된다.
글로벌 주요 선사들도 중동 노선 조정에 나선 상태다. MSC, 머스크, CMA-CGM 등 글로벌 상위 해운사들은 이달 초부터 중동 지역 운송을 중단하거나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위험 증가에 따른 추가 비용 명목으로 컨테이너당 2000~3000달러 수준의 운임 할증을 부과하고 있다.
HMM 역시 글로벌 선사 연합체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 회원사로서 공동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요 선사들의 운항 전략을 고려해 이번 조치를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글로벌 해운 시장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교통로로 중동 지역을 오가는 주요 컨테이너 항로와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 지역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주요 해상 물류 거점 역할을 하고 있어 운항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해상 운송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박 우회 운항이 늘어날 경우 항해 거리 증가와 선복 회전율 감소로 이어져 운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해운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운임 변동성을 확대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홍해 지역에서도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주요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를 선택하면서 글로벌 해상 운임이 급등한 바 있다.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 상승과 해상 보험료 인상 등 추가 비용 부담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전쟁 위험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에 적용되는 전쟁보험료가 상승할 경우 선사와 화주 모두 물류 비용 증가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HMM 관계자는 "현재 중동지역 위험도가 높은 상황이지만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비스 재개에 노력할 방침"이라며 "중동 외 지역은 정상적으로 운항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단계에서 글로벌 해상 물류 흐름이 즉각적으로 마비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선사들이 우회 항로 확보와 운항 조정을 통해 물류 차질을 최소화하는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해상 운임 상승과 물류 지연 등 간접적인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해상 물류망이 중동 지역 주요 항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향후 중동 정세가 해운 시장 변동성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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