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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동발 고유가에 카드사만 겨눈 수수료 인하 압박 적절한가

방예준 기자 2026-04-09 16:15:00
방예준 금융증권부 기자
[경제일보]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유업계가 카드사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유소 카드 수수료율을 둘러싼 논쟁은 유가 상승 시기마다 떠오르는 이슈다.

정유업계가 제시한 고유가 부담 해소 방안은 주유소 카드수수료율을 고유가 기간 한시적으로 낮추자는 것이다. 현재 주유소 카드 수수료는 1.5% 정률제로 적용 중으로 유가 상승 시 카드사 이익만 불어난다는 설명이다.

반면 카드업계는 주유소가 이미 특수가맹점으로 분류돼 일반 가맹점보다 낮은 1.5%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어 타 업권과의 형평성·마진 등을 감안했을 때 인하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문제는 카드업계 역시 중동 분쟁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시장금리와 조달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카드사 조달 비용 상승 압력도 높아졌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이미 본업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카드업계도 이번 중동 사태의 직접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금융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카드사 조달 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카드사는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 발행을 통한 시장 조달에 의존하는 구조다. 시장 금리가 흔들리면 비용 부담이 곧바로 실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주유소업계가 고유가를 이유로 카드수수료율 추가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카드업계에서 이미 주유비·교통비 할인, 화물운송 사업자 대출상황 유예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사만 부담을 더 떠안으라는 요구로 읽힐 우려도 있다. 

고유가 시기 고통 분담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다만 그 해법이 특정 업권의 희생만을 전제로 해서는 온전한 상생이라고 볼 수는 없다. 중동 분쟁의 충격이 소비자와 판매업계는 물론 금융권에도 번지고 있는 만큼 지원과 부담 역시 균형 있게 나눠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