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가격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구간에서는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고가 주택은 거래 위축 속에 일부 하락 조정이 나타났다. 이 같은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가격 격차도 최근 들어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다.
13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강 이북 14개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1831만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지역 평균 가격이 11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격 상승은 서울 전체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중위 매매가격은 12억원을 넘어섰고 전용 60㎡ 초과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평균 가격은 15억원을 돌파했다. 중저가에서 중간 가격대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가격 상승이 나타난 것이다.
가격대별로는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1163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1% 이상 상승했다. 이와 달리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평균 가격은 34억6065만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고가 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떨어진 것은 약 2년 만이다.
이 같은 변화는 양극화 지표에도 반영됐다. 상위와 하위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6.76으로 전월보다 낮아졌다. 올해 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금융 규제 영향을 먼저 꼽힌다. 주택 가격이 15억원과 25억원을 넘어갈 경우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드는 구조가 고가 주택 거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고가 단지에서는 급매 위주의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이 조정을 받는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세제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일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움직임을 보였고 가격 약세로 연결됐다.
반면 중저가 시장에서는 수요가 집중됐다. 15억원 이하 구간에서는 대출이 비교적 원활하게 가능해 실수요자들의 매수 접근성이 유지되고 있다. 자금 조달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간에 수요가 몰리면서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다.
가격이 특정 구간으로 수렴하는 ‘키 맞추기’ 현상도 지속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지는 가격이 오르고 고가 단지는 상승이 제한되면서 가격대 간 간격이 좁혀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양극화 완화가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가 주택의 경우 거래량이 적은 특성상 일부 급매 거래만으로도 평균 가격이 크게 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 흐름이 다시 바뀔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금융 규제가 완화되거나 시장 기대감이 높아질 경우 고가 주택 중심으로 가격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향후 시장 방향은 대출 규제와 세제 정책, 금리 정책에 따라 다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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