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국민의힘이 대구·경북을 지키고 경남에서도 근소한 우세 흐름을 보였지만 선거 전체 판세에서는 무거운 숙제를 받아들었다. 서울은 개표 막판까지 초접전으로 흘렀고 부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8년 만의 시장직 탈환을 눈앞에 뒀다. 대구에서도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지만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출구조사에서 1%포인트 안팎의 경합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의 핵심 기반에서도 압도적 결집을 장담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6·3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국민의힘에 ‘영남 방어에는 일정 부분 성공했지만 전국 확장에는 한계를 드러낸 선거’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북에서는 이철우 후보가 우위를 지키며 TK 방어선의 한 축을 세웠고 대구에서는 추경호 후보가 김부겸 후보를 눌렀다. 경남에서도 개표 중반 이후 박완수 후보가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의 흐름을 함께 놓고 보면 보수 정당의 전국 경쟁력에는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대구는 이겼지만 안심하기 어려웠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대구다. 대구는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가장 안정적으로 기대 온 정치 기반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막판까지 추경호 후보와 접전 구도를 만들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추 후보 49.9%, 김 후보 49.1%로 두 후보 간 격차가 0.8%포인트에 불과했다. 실제 개표에서는 추 후보가 승리했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대구에서 이 정도 접전을 허용했다는 사실 자체를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대구 접전은 후보 개인 간 승부로만 보기 어렵다. 지역경제 침체, 청년 유출, 산업 전환 지연, 수도권 집중에 대한 피로감이 기존 정당 지지와 별개로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보수 지지층의 막판 결집은 여전히 작동했지만 과거처럼 압도적인 지배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국민의힘이 대구에서 이겼더라도 선거 이후 당 안팎에서는 “왜 보수 텃밭에서 이토록 접전이 됐느냐”는 질문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부겸 후보의 선전도 국민의힘에는 부담이다. 김 후보는 대구에서 오랜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다. 민주당 후보가 대구에서 승리하지 못했더라도 보수 핵심 지역에서 막판까지 승부를 끌고 간 것은 민주당의 장기 확장 전략에 의미 있는 장면으로 남는다. 반대로 국민의힘에는 인물 경쟁력과 지역 현안 대응력이 보수 성향의 고정표만큼 중요해졌다는 신호다.
◆ 경북은 방어, 경남은 마지막까지 접전
경북은 국민의힘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방어한 지역이다. 이철우 후보의 우세는 TK 전체가 완전히 흔들린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경북의 방어가 국민의힘 전체 성적표를 덮기에는 한계가 있다. 경북 승리는 전통 지지층 유지의 의미를 갖지만 수도권과 부울경에서 드러난 확장력 약화를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경남은 국민의힘이 마지막까지 방어를 시도한 핵심 지역이다. 방송 3사 출구조사와 달리 개표 중반 이후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흐름이 나타났다. 다만 표차가 크지 않은 만큼 경남을 일방적인 보수 우세 지역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창원과 김해·양산권, 서부경남의 표심은 지역별로 다른 성격을 보였고 산업과 일자리, 청년 문제에 대한 민심도 선거 과정에서 강하게 드러났다.
결국 국민의힘의 문제는 방어선 자체가 아니라 방어선 밖의 선거다. 대구·경북을 지키고 경남에서도 접전을 벌였더라도 서울에서 초접전을 허용하고 부산을 내준 상황이라면 전국 선거에서 우위를 말하기 어렵다. 선거는 어느 지역을 지켰는지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어디에서 얼마나 잃었고 어느 유권자층을 설득하지 못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 부산 탈환·서울 초접전…보수 확장력의 한계
부산의 결과는 국민의힘에 가장 큰 충격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전재수 민주당 후보는 3선에 도전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당선이 확실시되며 민주당의 부산시장직 탈환을 눈앞에 뒀다. 부산은 보수 정당이 오랫동안 강세를 보여 온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변화 요구가 더 크게 작용했다.
부산 선거에서는 가덕도신공항, 북항 재개발, 산업 재편, 청년 유출, 지역경제 회복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유권자들이 정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보다 생활 현안과 도시의 미래 전략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부산 패배를 후보 경쟁력 문제로만 돌리기 어렵다. 부울경 전체에서 보수 정당의 지역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서울 초접전도 부담이다. 서울은 전국 민심의 방향을 가늠하는 정치적 지표다.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확실한 우위를 만들지 못하고 개표 막판까지 초접전을 허용했다면 중도층 회복에 한계를 보였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강남권 등 기존 지지 기반만으로는 서울 전체를 장악하기 어렵고 청년층, 무당층, 중도층을 설득할 정책 메시지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울산 흐름도 국민의힘에는 가볍지 않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기준 민주당 후보 우세가 예측되면서 국민의힘의 부울경 방어 전략에는 부담이 커졌다. 부산과 울산의 변화는 영남권 안에서도 산업도시와 항만도시, 청년층이 많은 지역의 표심이 기존 정치 지형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지도부 책임론과 쇄신 논의 불가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선거 이후 책임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 지도부는 선거 기간 보수 결집과 정권 견제론을 앞세웠지만 수도권과 부울경의 중도 표심을 충분히 끌어오지 못했다. 대구·경북 방어선은 지켰지만 서울과 부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고 대구마저 접전 양상을 보였다면 지도부의 선거 전략, 공천, 메시지 관리, 중도층 대응이 모두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의 기존 공식이 예전처럼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보수층 결집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전국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대구에서는 가까스로 결집이 작동했지만 서울과 부산에서는 중도층 설득력이 더 중요했다. 국민의힘이 영남 방어 논리만 앞세운다면 선거 후폭풍을 줄이기 어렵다.
인물 경쟁력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민주당은 서울과 부산 등 상징성이 큰 지역에서 지역 현안과 행정 경험, 세대 교체론을 결합한 선거 전략을 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통 지지층 결집에는 일정 부분 성공했지만 새로운 유권자층을 끌어오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 대구에서 김부겸 후보가 접전을 만든 것도 인물 경쟁력이 지역의 고정 지지 구도를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 보수 결집만으로는 부족해졌다
국민의힘이 받아든 과제는 세 가지다. 첫째는 보수 결집력의 회복이다. 대구에서 막판 결집이 작동했지만 과거와 같은 압도적 지지는 아니었다. 둘째는 중도층 확장이다. 서울과 부산에서 밀리거나 접전을 허용한 것은 중도층 설득력이 약해졌다는 방증이다. 셋째는 지역 의존 탈피다. TK와 경남을 지키는 것만으로 전국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선거에서 다시 확인됐다.
민주당에는 정권 안정론을 뒷받침할 정치적 동력이 생겼다. 수도권과 부산에서 성과를 냈고 대구에서도 접전 구도를 만든 만큼 이재명 정부는 지방 권력 재편을 바탕으로 국정 운영에 속도를 낼 명분을 얻게 된다. 특히 부산 탈환과 서울 초접전, 대구 접전은 민주당이 영남과 수도권에서 동시에 확장 가능성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반대로 국민의힘에는 선거 이후가 더 어려운 시간이 될 수 있다. 대구·경북을 지키고 경남에서도 근소한 우세 흐름을 보였지만 전국 판세에서 밀렸다면 지도부 쇄신론은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 당내에서는 선거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함께 당 노선, 인물 교체, 지역 전략 재정비 요구가 동시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보수 정당이 더 이상 영남 결집만으로 전국 선거를 버틸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느냐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대구와 경북을 지켰지만 서울과 부산에서 밀렸고 대구에서도 예상 밖 접전을 치렀다. 영남 방어선은 남았지만 전국 정당으로서의 확장력에는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선거 이후 당내에서는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인물 교체, 지역 전략 재정비, 중도층 회복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선거가 남긴 메시지는 한 가지다. 보수 결집만으로는 다음 선거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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