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SOOP이 실적 둔화에도 1315억원을 들여 판교 신사옥을 매입한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친 상황에서 자산총액의 15%에 가까운 돈을 투입하는 셈이다. 당장의 재무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흩어진 조직을 하나로 모아 AI·글로벌 등 신사업의 실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OOP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256번길 25 GB2-C동 토지와 건물을 1315억원에 취득한다. 자산총액의 14.86% 규모로, 오는 30일 양수와 등기를 마칠 예정이다. 매입을 위해 약 900억원의 금융기관 차입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시점만 보면 부담이 적지 않다. SOOP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0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2% 줄었고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57.9% 감소했다. 플랫폼 매출과 광고 매출이 각각 12.3%, 11.6% 줄었고 세무조사 관련 일회성 비용과 전략적 투자도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그럼에도 사옥을 매입한 이유는 조직 구조와 사업 구조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재 SOOP 그룹의 업무공간은 판교·삼성동·서현·과천·상암 등 7개 사업장에 흩어져 있다. 서비스가 라이브 방송에서 e스포츠·광고·커머스·글로벌 플랫폼으로 넓어지고 AI 추천·번역 등 기술 개발까지 확대됐지만 경영·개발·사업 조직은 여러 공간에 나뉘어 있었다.
신사옥은 본사와 R&D센터 역할을 동시에 맡는다. SOOP은 올해 4분기부터 경영·기술·사업 조직과 주요 계열사를 순차적으로 이동시켜 2028년 1분기까지 거점 재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개발과 콘텐츠, 사업조직의 물리적 거리를 줄여 서비스 의사결정과 신규 기능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비용 효율화도 노린다. 여러 사업장에서 각각 발생하는 임차료와 관리비를 줄일 수 있고, 기존 사업장 매각이나 임차보증금 회수를 통해 차입 규모도 낮출 수 있다. SOOP 역시 통합 이후 고정 운영비 감소와 중장기 현금흐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실적 반등 전략과도 맞물린다. SOOP은 하반기 신규 스트리머 유입과 활동성 확대, AI 기반 추천·채팅·번역, UI·UX 개편 등을 추진하고 있다. 2분기 플랫폼 실적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단기 실적 방어보다 다음 성장 기반에 투자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재무 부담은 남는다. 6월 말 현금은 111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26억원 줄었고, 신사옥 매입을 위해 신규 차입까지 늘어나면 금융비용도 커질 수 있다.
한편 SOOP의 이번 투자는 실적이 좋을 때 사옥을 넓히는 일반적인 확장과는 결이 다르다. 실적이 주춤한 시점에 조직과 개발 체계를 먼저 재정비해 다음 성장을 준비하는 투자에 가깝다. 1315억원의 판교 신사옥이 AI·글로벌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는 성장 거점이 될지, 실적 회복이 늦어지며 재무 부담으로 돌아올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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