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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태어나보니 '건물주'…미성년 3233명, 임대소득 556억

한석진 기자 2026-09-07 15:05:13

0~1세 영아 9명도 평균 1470만원 임대소득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주택 단지 모습. [사진=유나현 기자]


[경제일보] 태어난 지 두 해도 되지 않은 0~1세 영아 9명이 2024년 부동산 임대소득을 신고했다. 이들이 한 해 동안 신고한 임대소득은 1인당 평균 1470만원이었다.
 

두 살은 15명, 세 살 33명, 네 살 51명, 다섯 살은 71명이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0~5세 가운데 179명이 부동산에서 임대소득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연도별 미성년자 부동산 임대소득 현황’에 따르면 2024년 18세 이하 미성년자 3233명이 총 555억8400만원의 부동산 임대소득을 신고했다. 1명당 평균 1720만원이다.

 

연령별 평균 임대소득을 보면 2세는 1230만원, 3세 1840만원, 4세 1470만원, 5세 1500만원이었다. 0~5세 미성년자 가운데서도 적지 않은 인원이 취학 전부터 부동산 임대소득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말 그대로 ‘태어나보니 건물주’인 경우도 있는 셈이지만 신고자료가 반드시 건물 한 채의 단독 소유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상가나 주택 등 임대용 부동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소유하면서 임대소득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
 

미성년자의 부동산 임대소득은 최근 몇 년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3000명 이상이 임대소득을 신고했고 1인당 연평균 소득도 1700만원 안팎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미성년자 3313명이 593억7000만원의 부동산 임대소득을 올렸다. 2024년에는 인원과 금액 모두 전년보다 줄었지만 미성년 임대소득자는 여전히 3000명을 웃돌았다.
 

취학 전 아동만 보면 감소세가 나타났다. 0~5세 임대소득자는 2020년 252명에서 2021년 238명, 2022년 250명, 2023년 217명으로 움직이다 2024년 179명으로 줄었다.

 

미성년자가 부동산 임대소득을 얻는 배경에는 부모나 조부모로부터의 상속·증여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운 연령대에서 부동산을 직접 취득할 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세청 자료에서도 미성년 세대로 부동산이 이전되는 흐름은 확인된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조부모가 부모 세대를 건너뛰고 미성년 손주에게 직접 증여한 부동산은 9299건, 1조5371억원에 달했다.
 

2024년 기준 세대생략 증여를 받은 미성년자 가운데 0~6세가 받은 부동산 증여액 비중은 22.8%였다. 돌이 지나지 않은 0세에게 이뤄진 세대생략 부동산 증여도 최근 5년 동안 188건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을 증여하면 재산 이전은 소유권 이전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증여받은 상가나 주택에서 월세 등 임대수익이 발생하면 해당 부동산은 미성년자 명의의 소득원으로도 기능한다.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미성년자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임대소득을 올리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관련 세금을 신고·납부하고 실제 소유권이 이전됐다면 연령을 이유로 부동산 보유나 임대소득 발생이 제한되지는 않는다.
 

과세당국이 확인하는 부분은 재산을 취득한 과정과 자금출처다. 미성년자가 고액의 부동산을 취득했는데 증여 신고가 없거나 신고 내용과 실제 자금 흐름이 다르면 증여세 탈루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조부모가 자녀를 거치지 않고 손주에게 직접 재산을 넘기는 세대생략 증여 역시 세법상 허용된다. 다만 세대를 건너뛰면서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일정 요건에서는 증여세를 할증하는 규정이 적용된다.
 

문 의원은 미성년자의 부동산 임대소득이 조기 상속·증여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과세당국의 점검 필요성을 제기했다. 미성년자 명의 부동산의 자금출처와 변칙적인 상속·증여가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2024년 취학 전 임대소득자는 4년 전보다 줄었다. 다만 경제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부동산을 보유하고 임대소득을 얻는 미성년자는 5년째 3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성년자에 대한 부동산 증여가 임대소득으로 연결되면서 세대 간 자산 이전도 단순한 소유권 이전을 넘어 수익자산을 조기에 넘기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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