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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엔비디아, AI 팩토리 구축 맞손…아시아 AI 클라우드 허브 노린다

류청빛 기자 2026-06-08 08:15:50
오는 2027년 국내 첫 AI 팩토리 가동…GW급 규모로 단계적 확장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합류…AI 전용 클라우드 사업 본격화
지난 5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경제일보] SK텔레콤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단순 통신 사업자를 넘어 AI 전용 클라우드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로, 향후 아시아 지역 AI 인프라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클라우드'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이번 협력은 지난 1일 대만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간 회동을 계기로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당시 AI 인프라 로드맵을 검토하고 그룹 차원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양사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은 AI 전용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 구축이다. AI 팩토리는 전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서비스의 핵심 자원인 토큰을 생산하는 차세대 인프라 시설이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범용 컴퓨팅과 데이터 저장 기능에 집중했다면 AI 팩토리는 대규모 AI 학습과 추론 작업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은 오는 2027년 국내에서 첫 AI 팩토리를 가동할 계획이다. 이후 단계적으로 설비를 확장해 GW(기가와트)급 규모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과 AI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고성능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협력은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의 확장판으로 분석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AI 전용 클라우드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엔비디아의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에도 합류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엔비디아 GPU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기업 고객에게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글로벌 파트너 생태계다.

양사는 AI 클라우드 경쟁력의 핵심 지표인 토큰 생산 비용 절감과 전력 효율 개선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AI 서비스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GPU 성능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 확보가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와 AI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블랙웰 GPU를 기반으로 AI 학습 및 추론 서비스를 제공하고,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베라 루빈 플랫폼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양사의 이번 협력이 엔비디아와 SK그룹의 관계를 반도체 공급망을 넘어 AI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양사 협력은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에 집중됐지만 앞으로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 AI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협력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양사는 차세대 AI 팩토리 아키텍처 공동 개발을 위한 연구에도 착수한다. GPU와 메모리 성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컴퓨팅 구조를 공동 연구하고 관련 협의체도 구성할 계획이다.

AI 인프라를 넘어 피지컬 AI 분야 협력도 확대된다. 최근 엔비디아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피지컬 AI는 로봇과 자율주행 등 실제 물리 환경에서 작동하는 AI를 의미한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해 대규모 가상 공장 환경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 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또한 엔비디아의 로봇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와 휴머노이드 AI 모델 '아이작 그루트'를 기반으로 로봇 시뮬레이션과 학습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칩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인프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단순 서비스 제공을 넘어 양사가 GPU·메모리·에너지 문제까지 공동 대응함으로써 아시아 전역에서 AI 생태계 발전을 이끄는 대표 AI 클라우드 사업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사람, 기업,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통신망이 이제 AI 클라우드의 근간이 되고 있다"며 "SK텔레콤은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통해 대규모 AI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한국과 세계를 이끄는 기업 및 산업계에 에이전트 AI, 엔터프라이즈 AI, 피지컬 AI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