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포스코홀딩스가 아르헨티나 정부의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 제도(RIGI) 승인을 받으며 글로벌 리튬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세제 혜택을 넘어 아르헨티나 정부가 포스코의 리튬 투자를 국가 차원의 지원 대상 프로젝트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은 지난 6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RIGI 승인 사실을 공개하며 포스코 프로젝트를 국가 전략 투자 사례로 소개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아르헨티나 Sal de Oro 리튬 프로젝트 2단계 투자 규모는 5억4700만 달러(약 7500억원)다. 아르헨티나 경제부는 포스코 프로젝트를 전략 투자 사업으로 지정하고 법인세 인하, 수입관세 감면, 외환 규제 완화, 배당금 송금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RIGI는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해 도입한 대표 정책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리튬과 구리, 에너지 등 전략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경제 회복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측은 이번 승인이 포스코가 진행해온 대규모 리튬 투자에 대해 아르헨티나 정부가 국가 차원의 지원 대상 프로젝트로 인정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 7년 전 염호 인수…리튬 생산 거점 키운 포스코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포스코는 호주 갤럭시리소스로부터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 광권을 인수하며 리튬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확보 면적은 약 1만7500헥타르(ha)에 달한다.
이후 2022년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염수 리튬 공장을 착공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2단계 투자 계획을 결정했다. 현재 1공장은 상업생산에 돌입해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램프업도 진행 중이다. 올해 2공장 준공까지 완료되면 아르헨티나 현지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은 연간 5만톤 규모로 확대된다.
포스코는 올해 캐나다 리튬사우스가 보유한 옴브레 무에르토 노스(Hombre Muerto Norte) 광권 100% 인수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내 리튬 자원 매장량은 약 1500만톤 규모로 늘어났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포스코는 단순 광산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자원 확보부터 생산까지 연결되는 리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번 RIGI 승인으로 투자 확대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 中 의존도 높은 한국…공급망 다변화 절실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핵심광물 공급망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수산화리튬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84%에 달한다. 수산화코발트는 69%, 천연흑연은 72% 수준이다. 2024년 1~11월 기준으로도 중국산 흑연 수입 비중은 97.2%, 수산화리튬은 82.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성장으로 리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망은 여전히 중국에 집중돼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글로벌 배터리 업계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역시 아르헨티나를 핵심 생산 거점으로 삼아 독자적인 리튬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을 통해 중국 중심 공급망을 우회할 수 있는 대안을 확보했다는 점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을 거치지 않는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포스코는 아르헨티나에서 리튬을 직접 생산해 배터리 소재로 연결하는 독자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중국 이외의 확실한 공급망 카드를 확보하게 된 셈"이라며 "고객사 입장에서도 공급망 선택지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로이힐 성공 이어 리튬에서도 성과 낼까
포스코는 이미 자원개발 분야에서 성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10년 호주 로이힐 철광석 광산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2.5%를 확보했다. 이후 배당 수익과 철광석 구매 할인 효과를 통해 약 13년 9개월 만에 투자금을 모두 회수했다. 현재 포스코는 연간 철광석 사용량의 20% 이상을 로이힐에서 공급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 역시 로이힐 사례와 유사한 전략으로 평가한다. 단순 원료 확보를 넘어 장기적인 공급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포스코는 광산과 염호 투자를 수십 년 단위의 장기 사업으로 보고 있다. 올해 2공장 준공 이후 생산능력과 수익구조가 본격적으로 갖춰지면 투자비 회수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원재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포스코는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리튬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RIGI 승인이 단순한 세제 혜택을 넘어 포스코가 중국을 거치지 않는 독자 리튬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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