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포스코·LG화학, 매연을 연료로 바꾼다…CCU 메가프로젝트 본격 착수

김태휘 인턴 2026-06-24 16:50:55
철강 배출가스는 합성가스·선박유로, 발전소 탄소는 항공유로 전환 2030년까지 국비 2380억원 투입…탄소를 '새로운 유전'으로 활용
LG화학 CTO 심규석 전무(왼쪽에서 3번째)와 김노마 기반기술 연구소장(왼쪽에서 1번째)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열린 ‘CO₂ 포집·활용(CCU) 기술 시연회 및 CCU 메가프로젝트 착수보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사진=LG화학]

[경제일보] 포스코홀딩스와 LG화학이 제철소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항공·선박 연료로 바꾸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CCU(탄소 포집·활용) 메가프로젝트'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CCU 메가프로젝트는 발전·철강 등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항공유와 메탄올, 친환경 선박유 등으로 전환하는 민관 합동 대형 실증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2030년을 목표로 총 2380억원의 국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탄소 감축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확보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LG화학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항공유로 바꾸는 기술을 실증한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그린수소와 반응시켜 연료를 합성한 뒤 정제·고도화 공정을 거쳐 지속가능항공유(e-SAF)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e-SAF는 기존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평가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제철소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을 실증한다. 합성가스는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기초 원료로, 메탄올 등 화학제품과 친환경 선박연료 생산에 활용될 수 있다.

합성가스는 제철 공정에 다시 투입할 수도 있다. 쇳물을 만들 때 필요한 철광석 환원제로 활용할 경우 배출된 탄소를 다시 쓰는 '순환형 제철소' 구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탄소중립을 넘어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원유를 수입해 연료를 생산했다면 앞으로는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하는 '탄소 자원화' 시대가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초격차 기술'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연구개발과 생산, 판매를 연결하는 'Corporate R&D'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CCU 기술 역시 철강 공정의 탄소저감과 미래 신사업을 동시에 겨냥한 과제로 볼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CCU 기술이 산업 현장에 확산될 경우 2050년 기준 항공유 수요의 10%, 합성가스 수요의 48%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35년에는 연간 6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심규석 LG화학 CTO 전무는 "CCU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새로운 자원으로 전환하는 탄소중립 핵심 기술"이라며 "CO₂ 전환 기술 고도화를 통해 e-SAF 생산 효율을 높이고, 항공 분야 탄소 저감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중동 분쟁 등 자원 공급망 불안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CCU 기술은 탄소 감축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민관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과 실증 투자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