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산 항공소재, 판버러서 날았다…400억 수출·에어버스 공급망 진입

김태휘 인턴 2026-07-23 14:44:36
정부 R&D로 항공소재 17종 개발…엠브라에르·IAI 등에 공급 세아항공방산소재, 국내 최초 에어버스와 장기공급계약
오태석(오른쪽) 우주항공청장이 22일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한국관 참가 기업 부스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사진=우주항공청]

[경제일보] 국산 항공소재가 세계 항공우주산업의 핵심 비즈니스 무대인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글로벌 공급망 진입 성과를 잇달아 내놨다.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을 받아 개발된 소재의 누적 수출·계약액이 4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세아항공방산소재는 국내 소재 기업 최초로 에어버스 공급사에 선정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소재 기업들은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영국 판버러에서 열리는 ‘판버러 국제 에어쇼 2026’에서 알루미늄 압출재와 단조재, 니켈 초내열 하드웨어 등 국산 항공소재를 선보였다. 판버러 에어쇼는 파리·싱가포르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꼽히는 항공우주·방산 분야의 대표적인 수주·협력 무대다.

한국관에 전시된 소재 9종은 우주항공청의 ‘항공용 경량소재 국산화를 위한 소재데이터 시험개발’ 사업을 통해 확보한 성과물이다. 

연구진은 항공우주 특수공정 국제인증인 ‘NADCAP’ 인증 기반과 국산 소재의 설계허용값을 개발·관리하는 ‘K-MIDAS’ 플랫폼도 구축했다. 이는 국산 항공소재를 개발하는 것에서 끝나는것이 아니라,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가 실제 설계와 생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국제 수준의 공정 관리 체계와 신뢰할 만한 성능 데이터를 함께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브라질 민항기 제조사 엠브라에르와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KAI 등에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며 누적 수출·계약액 400억원을 달성했다. 국산 알루미늄 소재는 IAI가 생산하는 비즈니스 제트기 ‘G280’의 날개 구조물에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 엠브라에르의 E-Jets 날개 구조물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후속 투자와 해외시장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태상은 초대형 단조 설비 구축을 위한 대규모 자체 투자 계획을 이번 에어쇼에서 공개했다. 테스코는 KAI 납품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우주 부품 유통기업 FDH 에어로와 하드웨어 부품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무대에서는 세아베스틸지주의 자회사 세아항공방산소재가 에어버스와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소재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 국내 소재 기업이 에어버스의 민간 항공기용 알루미늄 합금 공급사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올해 하반기부터 에어버스 항공기 동체와 날개 구조물에 적용되는 소재의 품질 인증 절차에 들어간다. 최종 인증을 마치면 2028년부터 본격적인 양산과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제품 인증을 완료한 이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품질 인증을 전제로 장기공급계약이 먼저 체결됐다.

글로벌 항공기 생산이 늘어나는 가운데 엄격한 규격을 충족하는 소재 공급업체가 제한되면서 에어버스가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공정 제어와 품질·납기 관리 역량을 앞세워 유럽과 미국 기업이 주도해 온 항공용 알루미늄 시장에서 공급처를 넓히고 있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현재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와 IAI, 엠브라에르 등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보잉과 항공기 동체·날개용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에는 보잉의 ‘최우수 생산 파트너’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