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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ETF 신탁 수수료 적정 금액의 7.2배 더 챙겼다…소비자 이익과 '엇박자'

방예준 기자 2026-07-30 14:11:05
주요은행 ETF 판매 64조원…5월 판매액 8.8배 증가 금감원, 은행 ETF 신탁 소비자경보…"단기투자일수록 후취수수료 유리"
서울 영등포구 소재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은행권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거래가 급증하면서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소비자의 ETF 신탁 거래가 단기 거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반면 단기 거래에 불리한 선취수수료 선택 비중이 높아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ETF 신탁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민·신한·하나·우리·SC·농협 등 주요 은행 6곳의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ETF 판매액은 64조원, 판매 건수는 103만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5월 판매액은 1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1조2000억원보다 8.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의 ETF 신탁수수료 수익은 5864억원이었다. 5월 수수료 수익은 103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102억원보다 10.2배 늘었다.

전체 금융권에서 거래된 ETF 규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3290조원이었다. 이중 은행권 ETF 신탁 판매액은 66조원으로 전체의 2%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은행권 ETF 신탁 거래에서 과도한 단기매매가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ETF 신탁 평균 보유기간은 42일이었고 동일인 평균 누적 계약횟수는 5.5회였다.

보유기간별 비중은 △1개월 미만 62.7% △3개월 미만 85.9% △6개월 미만 94.6%로 집계됐다. 10일 이내 초단기 보유도 37.9%에 달했다.

문제는 단기거래에 불리한 선취수수료 선택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대부분 ETF 거래가 6개월 안에 매도됐지만 선취수수료 선택 비중은 91.7%였다.

선취수수료는 가입 시 1회 납부하는 구조다. 후취수수료는 해지 시 기간별로 일할 납부하기 때문에 신탁 기간이 짧을수록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목표수익률을 낮게 설정한 계좌도 많았다. 목표수익률 5% 이하 설정 계좌 비중은 58.1%였다. 3% 이하와 1% 이하도 각각 20.8%, 1.1%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목표수익률을 낮게 설정할수록 잦은 매매와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수수료 부담도 컸다. 금감원이 고객이 투자기간에 맞는 최적 신탁수수료를 선택했다고 가정해 재산정한 수수료는 545억원이었다. 반면 은행이 실제 수취한 신탁수수료는 3948억원으로 최적 수수료의 7.2배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6개 은행 ETF 신탁 고객의 매각차익은 2조9100억원이었다. 은행 신탁수수료 수익 3948억원은 고객 매각차익의 13.6%에 해당한다.

투자 취약계층 거래도 늘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65세 이상과 80세 이상 투자자 비중은 각각 29.9%, 1.1%였다. 올해 5월 월별 ETF 매수자 중 65세 이상 비중은 31.7%로 지난해 12월 28.3%보다 높아졌다.

금감원은 ETF 보유기간이 짧을수록 후취수수료가 유리하다고 안내했다. 또 은행 ETF 신탁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한 직접매매보다 신탁수수료 등 거래비용이 높아 단기 반복거래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에서 가입하더라도 ETF 신탁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은행 신탁을 통한 ETF 거래는 실시간 매매도 어렵다. 은행이 고객의 운용지시 후 ETF를 장중 분할·지연 매매하기 때문에 주가 급변 시 운용지시 시점 가격과 실제 체결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은 업계·협회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ETF를 포함한 신탁 수수료 체계와 은행 내부 성과평가(KPI), 판매절차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