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원화 가치 17년 만에 최대 폭 상승…환율 1400원선 하회하나

정보운 기자 2026-08-02 16:35:59
SK하이닉스 ADR·수출대금 유입에 달러 수급 개선 한은 금리 인상 효과도…하반기 1380원 전망도
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지난달 원화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절상됐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자금 유입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환율이 1400원 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24원으로 마감했다. 6월 말(1549.4원)보다 125.4원 하락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낙폭이다.

7월 한 달간 원화 절상률은 8.81%를 기록하며 2009년 3월(10.88%)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환율은 지난달 초 장중 1559.2원까지 오르며 1560원 선을 위협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해 대부분의 거래일에서 내림세를 이어갔다. 특히 마지막 주에는 42.6원 하락하며 2022년 11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원화는 주요국 통화 가운데서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전월보다 7.95% 상승해 주요 20개국(G20) 통화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시장에서는 달러 수급 개선이 환율 하락을 이끈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ADR 발행 자금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된 데다 외국인 주식 리밸런싱 부담이 완화된 영향이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 일본 외환당국의 공조 개입 가능성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개인들의 달러 저가 매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개인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규모는 2억8500만달러로 전월보다 약 74% 증가했다.

달러예금도 큰 폭으로 늘었다. 7월 말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708억3300만달러로 한 달 새 57억8900만달러 증가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달러 수급이 개선된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은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을 1410~1420원으로 제시하며 하반기 중 1400원 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은행도 환율 저점을 1380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미국 증시 대형 기업공개(IPO), 해외주식 투자 확대 등은 환율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3분기 중 1400원을 밑돌았다가 4분기 들어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