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메리츠증권이 리테일과 자산운용 부문의 구조적 성장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익 구조가 기업금융(IB) 중심에서 리테일·운용 중심으로 재편되는 신호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013억원, 당기순이익은 5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11.8%, 순이익은 15.9% 증가한 수치다. 또한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 7663억원의 67%를 달성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25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457억원으로 18.2% 줄었지만 상반기 누적 성장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리테일 부문이 새로운 이익 축으로 부상한 것은 메리츠증권의 강점이다. 2분기 위탁매매 순영업수익은 5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23억원보다 313.4% 늘었다. 자산관리(WM) 순영업수익도 108억원에서 418억원으로 286.6% 증가했다. 두 부문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92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97억원 늘었다. 이에 위탁매매·WM 합산 순영업수익이 302% 증가하며 리테일이 이익 체력의 한 축으로 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 순영업수익 역시 2661억원으로 15.2% 증가하며 상반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주식 포지션을 선제적으로 확대한 전략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확대에 따른 운용손익 증가가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이자손익도 자산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동기 대비 31% 증가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반면 2분기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진 IB 부문의 대손충당금 적립과 비용 증가는 약점으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2분기 IB 부문에서 약 46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이 발생했다. 증권거래세 부담과 교육세율 인상 등으로 판매관리비도 늘었다.
메리츠증권은 하반기 투자 플랫폼 '모음' 출시로 리테일 고객 기반을 추가로 넓힐 계획이다. 또한 연말 기존 고객 대상 무료 수수료 혜택이 종료되면 △거래 빈도 △자산 규모 △투자자산 등 고객별 특성에 맞춘 차등 가격 정책을 도입할 방침이다.
PIB센터를 중심으로 한 WM 사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주식 부문은 무료 수수료 이벤트 종료 이후에도 약정액 기준 시장점유율 20% 수준을 유지하며 전체 증권사 중 최상위권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메리츠증권은 아시아 금융 허브이자 중국 본토 시장의 관문 역할을 하는 홍콩에 첫 해외 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연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설 법인은 현지 투자 기회 발굴과 거래 중개 등 브로커리지 업무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본사 IB·세일즈앤트레이딩(S&T)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그러나 부동산 관련 리스크는 지속해서 살펴봐야 할 변수로 꼽힌다. 2분기 말 메리츠금융그룹의 부동산 위험 노출액(익스포저)는 29조5000억원 규모로 완충 여력이 예전보다 다소 줄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메리츠금융은 자금난으로 회생절차 폐지 결정까지 받았던 홈플러스에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지원했다. 기존 대출은 신탁 부동산 담보로, 신규 DIP 대출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으로 보호받고 있어 원리금 회수 안전성은 확보했다는 입장이지만 계열 리스크로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리테일 부문의 꾸준한 실적 성장과 자산운용·금융수지 부문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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