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오세훈 서울시장 "탄천물재생센터에 최대 1.3만가구"…용산공원 대안 구체화

우용하 기자 2026-08-25 14:37:27
"2년 전부터 검토해 용역 완료"…대청·학여울역 접근성 강조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권한 이양엔 "현실과 괴리" 비판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국의 대전략과 한국의 선택" 세미나에 참석한 뒤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용산공원 주택 공급 구상에 맞서 강남 탄천물재생센터를 최대 1만3000가구 규모의 대체 공급지로 구체화했다. 주거와 공원, 첨단산업시설을 함께 넣어 용산공원보다 공급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반면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권한의 자치구 이양에는 이미 상당수 인허가가 구청 권한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5일 오 시장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0차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세미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탄천물재생센터 활용 방안에 대해 “급조된 제안이 아니다”라며 최소 1만가구에서 최대 1만3000가구까지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부지 활용을 약 2년 전부터 검토해왔으며 관련 용역을 마치고 현재 민간사업자 적격성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상은 40만~50만㎡ 규모 부지 가운데 절반가량을 주거시설로 활용하고 나머지에는 공원과 첨단산업 연구개발(R&D) 시설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인근에 대청역과 학여울역이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들었다.
 
오 시장은 사업 기간을 10년 안팎으로 예상했다. 용산공원 역시 부지 반환과 토양 정화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탄천물재생센터가 뒤처지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정부가 인허가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협조할 경우 전체 기간을 1~2년가량 줄일 수 있다고도 봤다.
 
탄천물재생센터는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 활용을 놓고 맞서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대안으로 꺼낸 부지다. 정부는 용산공원 가운데 녹지 기능이 훼손된 일부 지역을 청년·신혼부부 주택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현재 시설물이 있는 곳도 장래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한 ‘공원 예정지’라며 반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26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다시 만나 서울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소규모 정비사업 권한 이양 방안에는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당정은 최근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기초단체장에게 넘겨 사업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정비사업의 주요 9개 절차 가운데 조합설립과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7개가 이미 자치구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담당하는 부분은 구역 지정 심의와 통합심의에 한정돼 있는데도 서울시 권한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는 것처럼 접근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권한 분산이 도시계획의 일관성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제기했다. 서울은 교통과 상하수도, 전기·가스 등 기반시설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돼 있어 개별 사업을 자치구 단위로만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치구마다 정비사업 추진 의지와 판단 기준이 달라질 경우 사업 속도와 개발 밀도에서도 편차가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오 시장은 창신동 정비사업을 사례로 들며 자치구의 정책 방향에 따라 사업 추진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부가 공급 확대를 위해 권한을 조정하기보다 정비사업 전체의 도시계획적 영향을 검토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사업을 늦추는 규제를 먼저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용산공원 대체 공급지와 정비사업 권한을 놓고 서울시가 정부와 연이어 다른 해법을 내놓으면서 26일 김 장관과 오 시장의 회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는 탄천물재생센터처럼 추가 공급이 가능한 대체 부지를 활용하고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정부와의 협의에서 어느 수준의 접점을 찾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