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해외 플랫폼과 자율 협약을 체결하고 위해제품 판매 차단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판매가 차단된 제품이 다시 유통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데다 신규 위해제품의 유입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25년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시정조치 가운데 40.8%가 이미 유통이 차단된 해외 리콜 제품의 재유통을 막으려는 조치였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단순한 ‘판매페이지 삭제’ 방식만으로는 해외 플랫폼의 위해제품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5월 13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대상으로 해외 온라인 플랫폼과는 처음으로 '자율 제품안전협약'을 체결했다.
정부와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24 등을 통해 해외 리콜 정보와 국내 안전성 검사 결과를 제공하면 플랫폼이 해당 제품의 판매를 차단하고, 공정위가 이후 실제 유통 여부와 재유통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구조다.
하지만 자율 협약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구체적인 이행 기준과 점검 결과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다면 실제로 플랫폼이 어느 정도 협약을 준수하고 있는지 외부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실제 알리와 테무가 정부의 차단 요청을 얼마나 신속하게 처리했는지, 플랫폼 자체적으로 위해제품을 얼마나 찾아냈는지, 차단 요청 이후 재등록을 얼마나 차단했는지 등 핵심적인 지표는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차단’ 이후다.
한국소비자원이 2025년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을 감시한 결과 이미 유통이 차단된 해외 리콜 제품 570건이 다시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러한 재유통 제품에 대한 차단 조치 등이 전체 시정조치의 40.8%를 차지했다.
이는 단순히 위해제품을 한 번 삭제하는 것만으로는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판매자가 상품명이나 사진을 바꾸거나 새로운 판매자 계정을 이용해 동일한 제품을 다시 등록할 경우 기존의 단순 검색·삭제 방식으로는 이를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 플랫폼에서는 차단된 제품이 새로운 판매페이지를 통해 재등록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위해제품을 한 번 찾아내는 것보다 이미 차단된 제품이 다시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 더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해외 플랫폼 안전 거래의 핵심은 얼마나 많이 차단했느냐가 아니라, 차단한 위해제품이 다시 소비자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얼마나 끝까지 관리했느냐에 있다.
자율 협약이 이름뿐인 협약에 머물지 않으려면 차단 건수 중심의 성과관리에서 벗어나 재유통 방지와 구매자 보호까지 포함하는 실질적인 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해외 플랫폼과의 자율 협약이 실제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에 빈틈은 없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율’이라는 이름 아래 플랫폼의 협조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정위가 협약 이행을 제대로 검증하고 있는지, 재유통을 막을 기술적·인적 관리 체계가 실제로 구축됐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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