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티몬·위메프 사태로 수만 명의 소비자가 피해를 보았지만, 현행 분쟁조정과 소송 중심의 피해 구제 절차만으로는 소비자가 실제 돈을 돌려받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려는 방안으로 ‘피해구제기금’ 조성을 다시 추진하고 있지만, 이 제도는 올해 처음 등장한 정책이 아니다.
공정위는 2013년부터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기금 또는 재단 설립을 반복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10년이 넘도록 법제화에 이르지 못했다.
티몬·위메프 사태와 같은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다시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상설 피해 구제 재원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만큼,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공정위의 피해구제기금 추진이 과거와 달리 실제 제도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 또 기금이 만들어진다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보상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정위는 2025년 12월 발표한 2026년도 주요업무계획에서 소비자와 중소기업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피해를 복구할 수 있도록 과징금을 재원으로 하는 피해구제기금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피해구제기금 설치를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지만 피해구제기금의 법적 근거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국정감사에서는 공정위가 추진하는 피해구제기금이 정확히 어떤 기능을 하는지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피해구제기금의 재원을 과징금에 의존한다면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가능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공정위가 10년 넘게 이어진 기금 추진 실패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 과거 관계 부처가 제기했던 반대 논리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2026년 추진안은 과거 계획과 무엇이 다른지를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
법안 통과 이후의 일정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법률 개정과 하위법령 마련, 기금운용계획 수립, 재원 확보, 실제 기금 출범까지 단계별 목표시점을 제시하고 관계부처 협의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결국 이번 국정감사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공정위가 피해구제기금이라는 이름의 제도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티몬·위메프 사태가 내일 다시 발생한다면 실제로 소비자에게 돈을 지급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10년 넘게 논의만 반복된 피해구제기금이 이번에도 계획과 입법안에 머문다면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다시 분쟁조정과 소송지원을 안내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
공정위는 과거 제도 도입이 좌절된 원인을 분명히 정리하고, 안정적인 재원과 신속한 지급 체계를 갖춘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 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피해가 발생하면 구제한다’는 원칙을 넘어 사업자가 무너져도 소비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을 사전에 갖추는 것이 티몬·위메프 사태의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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