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유통 플랫폼들이 AI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가 구매 물품을 검색하기 전부터 선택지를 좁히며 쇼핑 시작점을 바꾸고 있다. 풀무원헬스케어는 식단 기록과 AI 영양 진단을 토대로 개인별 건강 관리 방향과 상품을 제안하고 하프클럽은 정확한 상품명을 몰라도 원하는 스타일만 입력하면 관련 상품을 찾아주며 무신사는 검색량과 거래액 변화를 읽어 수요가 커진 계절 상품을 집중적으로 큐레이션한다.
개인 건강 상태부터 검색 의도, 구매 흐름까지 활용하는 데이터는 서로 다르지만 소비자가 직접 상품 비교하는 부담을 줄이고 플랫폼이 먼저 필요한 후보를 추려준다는 점은 동일하다. 많은 상품을 노출하는 것보다 고객에게 필요한 선택지를 선별해 정확하게 제시하는 역량이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식이 전문 헬스케어 플랫폼 '디자인밀'에 멤버십 제도를 신설하고 기존 AI·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와 연계한 고객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디자인밀은 개인의 영양 관리 타입을 분석해 건강 관리 방향을 제안하는 'AI 영양 진단'과 식단 기록을 토대로 영양 상태를 보여주는 '데일리 영양 리포트'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AI 챗봇을 활용한 건강 상담과 맞춤 상품 추천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고객이 직접 건강식품이나 식단을 하나씩 비교해 선택하는 방식보다 개인별 영양 상태와 식단 기록을 분석해 필요한 관리 방향과 상품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새롭게 도입한 멤버십도 이러한 지속 관리 전략과 연결된다. 디자인밀은 직전 6개월간 배송 금액을 기준으로 △STARTER △ROOKIE △PRO △VIP △GOLD 등 총 5개 등급을 운영하며 별도 가입 절차 없이 건강식단 이용 실적에 따라 등급을 자동 산정한다.
등급이 높아질수록 포인트 적립률과 혜택이 확대되며 ROOKIE 이상 회원에게는 매달 계절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선정한 '이달의 상품'을 최대 20%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한다. 최상위 GOLD 회원은 전문 임상영양사의 무료 맞춤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단순히 구매 횟수를 늘리는 걸 넘어 고객이 식단 관리를 지속할 수 있도록 AI 진단, 식단 기록, 상품 추천, 전문가 상담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실제 올해 디자인밀 고객의 평균 식단 구독일은 지난해보다 약 10% 증가했으며 1년 가까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기 고객도 늘고 있다.
풀무원헬스케어 관계자는 "고객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이해하고 개인에게 맞는 식생활을 더 오랫동안 편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AI와 데이터, 제품과 전문가 서비스를 연결하는 일상 속 헬스케어 파트너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LF 트라이씨클이 운영하는 온라인 아울렛 하프클럽은 AI를 활용해 상품 검색을 '키워드 일치'에서 '의도 해석' 중심으로 넓히고 있다.
기존에는 정확한 브랜드나 상품명을 입력해야 관련 제품을 찾을 수 있었다면 이제는 원하는 분위기와 스타일만 설명해도 AI가 검색 의도를 파악해 어울리는 상품을 제안한다. 하프클럽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발견형 커머스(Discovery Commerce)'를 도입했다.
예컨대 고객이 '가을 출근룩'이나 '올해 유행하는 휴가룩'처럼 원하는 스타일을 입력하면 AI가 검색 의도와 최신 패션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약 700만개의 상품 데이터와 대조해 관련성이 높은 제품을 선별한다.
기존 검색이 입력한 단어와 상품명의 일치 여부를 기준으로 결과를 보여줬다면 AI 검색은 상품명을 정확히 알지 못해도 소비자가 원하는 상황과 분위기를 해석해 관련 상품을 제안한다. 검색어와 상품 특성을 비교하는 벡터 검색 기술을 활용해 표현이 달라도 의미가 가까운 상품까지 찾아주는 방식이다.
상품을 찾은 뒤 실제 착용 모습을 확인하는 과정에도 AI를 적용했다. 생성형 AI 기반 이미지-비디오 변환 기술로 정적인 상품 사진 속 모델이 걷거나 회전하는 영상을 구현해 옷의 실루엣과 움직임을 보다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하프클럽은 앞서 하프클럽과 보리보리에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고객 상담에 활용한 데 이어 상품 탐색과 상세페이지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트라이씨클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찾는 것을 넘어 새로운 상품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고 실제 착용 모습까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쇼핑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며 "상품 탐색과 추천, 구매 등 고객 접점 전반으로 AI 활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고객 검색과 구매 데이터를 통해 계절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수요를 포착하고 관련 상품을 집중적으로 제안한다.
무신사 스토어의 검색·구매 데이터에서도 가을 패션 수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가을옷'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3배 급증했고 롱슬리브와 트렌치코트, 하프집업 맨투맨 검색량도 각각 84%, 82%, 75% 늘며 관심이 세부 품목으로 확산됐다.
관심은 실제 구매로도 이어졌다. 같은 기간 봄가을 코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7%, 플리스는 218% 증가했으며 니트·스웨터와 긴소매 티셔츠 역시 각각 95%, 94% 늘었다.
회사는 이 같은 데이터 흐름을 반영해 다음 달 5일까지 '26 가을 신상 위크'를 열고 니트·스웨터·롱슬리브·후드집업·경량 패딩 등 간절기 상품을 집중적으로 구성한다. 고객이 어떤 계절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지 검색 단계에서 포착한 뒤 실제 상품 큐레이션과 행사 구성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온라인에서 확인한 수요는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연결한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와 용산을 비롯한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 '브랜드 포커스 조닝'을 마련해 배드블러드, 일리고, 디키즈 등 주요 입점 브랜드의 시즌 대표 상품과 전용 공간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무신사 관계자는 "최근 기온 변화와 맞물려 가을 패션 전체로 소비자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가을 신상 라인업부터 매장별 브랜드 전용 공간까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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